[스페셜리스트] 쌍방울① 경제권력 된 강남 사채업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누구인가
정국을 흔드는 사건의 주요 인물이지만, 과거에 쌍방울 주가조작으로 처벌받은 이력만 알려져 있고 나머지는 풍설, 즉 소문만 무성합니다. 끝까지판다팀이 김성태를 주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불법대부업체 도쿄에셋…강남 사채업자
[과거 도쿄에셋 건물 관리자]
기자: 도쿄에셋이라는 곳이 있었다는 거 기억 안 나세요?
관리자:아 예전에 무슨 뭐가 있었긴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약간 '반달'(반 건달) 같으신 분이 다니긴 한 것 같은데…
기자: 반달요?
관리자: 약간 건달 같이 다니시는 분들. 일반인은 또 아닌 것 같고 건달은 아닌 것 같고 반달 같이.
취재진이 확인된 도쿄에셋의 불법대출 누적 액수만 318억 원이고, 돈을 빌린 사람 중엔 범 LG가 3세, 상장사 대표 등을 비롯해 사회유력인사들도 있습니다. 특히 대출 시기와 채무자 중 일부가 금융범죄를 저지른 시기가 겹쳐서 김성태의 자금이 흘러 들러들어 갔을 개연성이 있습니다.
2010년 유가증권시장 진출 김성태…주가조작 시작
불법 사채업자에서 합법적 사업가로 변모하기 위해서였을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김성태 전 회장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는 건 다른 범죄의 시작이었습니다. 김성태는 쌍방울 인수 직전부터 쌍방울 주가조작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김성태는 2010년 1월부터 쌍방울 주가조작을 했고, 이듬해인 2011년 8월엔 코스닥 시장으로 넘어가 유비컴이라는 회사의 주가를 조작했습니다. 코스피, 코스닥을 넘나들며 금융시장을 교란시키고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전형적 범죄인 주가조작을 한 겁니다.
2013년 검찰 수사, 서서히 드러난 김성태 실체
'도쿄에셋의 실소유주, 주가조작의 주범'이 김성태라는 사실을 검찰도 파악한 건데, 이 때 김성태는 지금처럼 도주를 합니다. 검찰은 2013년 김성태 친동생을 먼저 기소를 하는데, 동생은 형의 실체가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 관련자들에 대해 입막음을 시도했고 이런 사실 또한 들통 났습니다.
재벌 정찰체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재벌 클리셰
당연히 엄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년간 진행된 1심의 결과는 '재벌 전용 판결, 재벌 정찰제 판결'이라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었습니다.
법원은 "일반 투자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했고, 시세조정 기간도 짧지 않으며 범행 대부분을 부인한다면"서도 "현재 쌍방울이 건실한 기업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검찰은 '김성태 일당이 얻은 범죄수익이 347억 원에 달한다'며 추징을 구형했던 것과 달리, 법원은 "취득한 이득이 다액으로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추징금액을 산정할 계산 자료가 부족하다"며 추징금도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은 2018년 대법원에서 확정이 됐습니다.
▶피해자가 다수인 시세조정 범죄 ▶코스피와 코스닥을 넘나들며 자본시장을 교란시켰다는 사실 ▶범죄 수익까지 얻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추징금도 없는 집행유예 선고는 납득하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김성태 범죄의 대가…시스템이 만들어준 경제권력
결론적으로 불법대부업체를 운영하며 강남 사채업자로 검은 돈을 불리고, 코스피 코스닥을 넘나들며 검은 돈을 축적한 김성태, 그가 치른 범죄의 대가는 뭘까요. 1심 재판 중 구속된 기간 1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벌금 1,500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형사 사법시스템이 도리어 김성태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시켜주고 지금과 같은 경제 권력을 쥘 수 있게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김성태 전 회장은 자본시장을 교란시키고도 자본시장의 더 강력한 권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고, 이젠 정경유착 의혹의 핵심으로 수사 대상이 되자 또 다시 도주했습니다. 시스템이 진작 제대로만 작동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기획 : 정윤식 / 영상취재 : 홍종수 하륭 / 편집 : 김복형 / 콘텐츠디자인 : 방명환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권지윤 기자legend816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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