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현장] "오감 자극"…유해진X류준열 '올빼미', 하룻밤 '숨멎' 스릴러(종합)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 맞설 강렬한 신작의 탄생이다. 웰메이드 스릴러 사극 '올빼미'가 11월 극장가를 사로잡을 전망이다.
10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유해진, 류준열, 안태진 감독이 참석했다.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돼 죽은 사람 같았다'고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에 맹인 침술사라는 영화적 캐릭터를 더해 풀어가는 팩션 영화다. 현재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역사적 사실과 낮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라는 신선한 설정을 다뤄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은 기대작이다.
이날 안태진 감독은 "4년 전쯤 연출 의뢰를 받고 시나리오를 오래 쓰고 작년 말까지 촬영했다. 시작은 주맹증이었다. 주맹증에 걸린 주인공이 궁에 들어가서 뭔가를 목격한다는 아이템이었다. 그 이야기에 어떤 시대 배경을 가져올까 고민하다가 실록에 담긴 한 줄, 세자의 죽음을 묘사한 그 한 줄이 떠올랐다. 실록에서 가장 많은 의심을 담은 문구라고 생각했다. '왜 이렇게 적었을까?' 호기심이 생겼고 그 배경을 가져와서 만들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이어 "제목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올빼미'는 진실을 목격하는 자의 이야기이고 뭔가를 본다는 게 대단히 중요한 상징이다. 이 영화엔 두 가지 큰 축이 있다. 하나는 목격자 스릴러이고 또 하나는 보통 '팩션'(팩트+픽션)이라고 부르는, 실제 역사 인물과 배경에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이야기이다. 그 두 가지 축 사이를 균형있게 연출하는 데 가장 신경썼다. 관객들이 진실을 마주했을 때 어떤 선택을 내릴지, 같이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짚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왕 역할에 도전한 유해진은 "오늘 영화를 보니 고생한 게 잘 녹아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작품할 땐 누구나 고생하는데 이번엔 심리적인 걸 쫓아가는 게 공부였고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인조처럼 좀 굵은 연기라고 할까, 색이 짙은 캐릭터를 할 때는 연극할 때를 많이 떠올린다. 연극할 때 했던 연습 방법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낮에는 보지 못하지만 밤에는 희미하게 볼 수 있는 주맹증을 앓는 경수를 연기했다. 그는 우연히 소현세자가 죽는 모습을 목격하고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류준열은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찍었는지 돌아보는 순간들이 있는데 이 영화는 잘 기억이 안 나더라. 촬영 내내 영화만 파다보니까 계절이 가는 것도, 개인적인 일들도 기억이 안 나고 영화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며 "'올빼미'는 제가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들과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 어떤 긴장감을 줘야 하는지 그런 표현들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또 "제가 처음 배우가 되기로 마음 먹고 학교에서 공부하고 제 미래를 그리면서 이런 작품, 이런 역할, 이런 자리는 단 한 번도 꿈꿔본 적 없다. 제가 바랐던 건 아빠가 배우고 남편이 배우여서 배우로 일하면서 적당히 벌어서 가족들 외식도 가고 해마다 해외여행도 한 번 가고 그런 정도를 꿈꿨다. 근데 이렇게 배우를 하면서 찾아오는 작품들이 굉장히 감사하고 특별한 일이라는 걸 점점 느끼고 있다. (유)해진 선배님처럼 제가 관객으로 만나던 분과 촬영 끝나고 밥 한 술 뜰 때 '내가 왜 여기있지' 그런 생각이 든다. 이번 작품을 만나서 내가 이런 역할을 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럼 피하지 말고 좋은 미장센이 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빼미'를 선택했고 그런 선택들이 모두 성장이라면 성장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맹증을 앓는 맹인 침술사라는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는 "그분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고 그들의 삶을 엿보려고 노력했었다. 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부분이 많았는데 단 하나 다른 게 있다면 눈빛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그런 인상을 받았다. 그 세계를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했다. 누구나 살면서 나름대로의 핸디캡을 갖고 있지 않나. 사람이 보고도 못본척해야 하는 순간들에 대해서 집중했고, 초점은 없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보고 있는 인물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유해진과 류준열의 호흡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택시운전사', '봉오동 전투'로 완벽한 시너지를 뿜어냈던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남다른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류준열은 "같이 세 번째 작품을 한다는 것에 기뻤고 안도했다. 먼저 '선배님 이번에 또 같이 한다는데 잘 부탁드린다' 이런 말은 오히려 안 했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만나고 싶어서였다. 현장에서 처음 만나게 됐는데 선배님의 또 다른 영업비밀을 배우면서 왜 선배님이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는지 알게 됐고 감동 받았다. 전작들과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였다. 선배님이 정말 잘 이끌어주셨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유해진 역시 "저는 영화를 보면서 다른 건 몰라도 (류준열의)기둥이 굵어진 느낌이 들었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안태진 감독은 "'올빼미'는 소재 특성상 화면이 어두운 장면들이 많아서 극장에서 보셔야 좋을 것 같다. 오감을 자극하는 영화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꼭 극장에서 봐주시면 좋겠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올빼미'는 오는 11월 23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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