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환 광부 "사고 나흘전 슬러지 투입구 암석 발파작업에 동원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로 221시간 만에 생환한 광부가 사고 발생 불과 나흘 전까지 슬러지(광물 찌꺼기·광미) 충진(빈 광도를 채워넣는 것)을 위한 발파 작업에 동원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런 발언은 경찰이 전날부터 관련 압수물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경북경찰청 봉화 안전사고 전담수사팀은 지난 9일 봉화군 광산 원·하청 업체 2곳에 압수수색을 벌인 데 이어 압수물 분석에 착수해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측 언론 브리핑 때 "광미장 운영, 불법 폐기한 적 없다"
(봉화·안동=연합뉴스) 김선형 박세진 기자 =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로 221시간 만에 생환한 광부가 사고 발생 불과 나흘 전까지 슬러지(광물 찌꺼기·광미) 충진(빈 광도를 채워넣는 것)을 위한 발파 작업에 동원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런 발언은 경찰이 전날부터 관련 압수물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사고 당시 작업반장이었던 박정하(62)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슬러지를 붓는 제1 수직갱도 바로 앞 노천, 초록색 펜스가 있는 곳에 뚜껑으로 덮인 구멍이 있는데 그 안에 들어가서 암석 발파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덤프트럭이 슬러지를 부어도 암석에 걸려 원활하게 내려가지 못하니까 (회사가) 내게 그 암석을 없애라고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암석은 장롱이나 방 문 크기였다. 사다리를 타고 지하 10m 정도까지 내려가서, 오른쪽에 보이는 암석에 천공한 뒤 발파를 했다"며 "아주 잘됐다고 고맙다고 칭찬까지 들었다. 사고 나기 바로 전주인 토요일(10월 22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업체가) 그 노천에 슬러지를 막 퍼부었다"며 "(이곳이) 사고 원인인 슬러지가 터져 나온 수평 갱도(4번톤)와 연결이 되고 거기로 (슬러지가) 넘어간다. (슬러지가) 여기저기 흘러가니까…"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암석을 제거한다는 행위 자체가 슬러지를 퍼붓기 위한 것"이라며 "암석 덩어리가 장애물이 되니 덤프트럭으로 슬러지를 갖다 부어도 자꾸 걸리고 쌓여, 원활하게 들어가게 천공까지 하면서 발파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해가 되면서 죽이 된 슬러지가 장마철만 되면 구멍을 타고 갱도에 다 나왔다"라고도 말했다.
그가 말하는 슬러지는 광미로 보인다. 광미는 '광미장'에 매립하는 게 원칙이다.
해당 광산업체는 이런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에 "광미와 광미장과 관련된 어떠한 추가적인 답변도 할 수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동안 광산업체 대표이사와 부소장은 "광미는 광미장에 합법적으로 처리했으며, 불법 폐기물을 갱도에 매립한 적이 없다"고 취재진에 밝혀왔다.
이 광산업체는 2020∼2021년 동부광산안전사무소가 실시한 '정기 안전 검사'에서 시정 지시와 안전 명령을 17차례 받았다.
2020년 5월에는 '신설 광미 집적장'(광미장)에 쌓아놓은 광미의 양이 한계에 근접해 집중 호우시 범람 등에 따른 광해(鑛害, 광업 활동으로 인해 생기는 피해) 우려가 있으니, 개선 방안을 수립하고 결과를 제출하라는 시정 지시가 내려졌다.
2021년 4월에는 굴 파기(굴진) 작업 중인 제1 수직 갱도의 지하 30m 깊이 수평 갱도(대절갱)에 대해 통기 개선과 갱도 무너짐 등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추가 갱도 또는 비상 대피로를 개설하라는 안전 명령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는 이 업체가 "지적사항을 모두 이행 완료 조치했다"고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정기·수시·민원 등에 의한 안전 검사 결과는 경찰과 합동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경북경찰청 봉화 안전사고 전담수사팀은 지난 9일 봉화군 광산 원·하청 업체 2곳에 압수수색을 벌인 데 이어 압수물 분석에 착수해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두 광부가 사고 현장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아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퇴원하는 대로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unhyung@yna.co.kr
psjpsj@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하늘나라서 행복해야 해"…7세 초등생 친구·주민들 추모 발길(종합) | 연합뉴스
- '이선균 협박' 유흥업소 여실장, 3차례 마약 투약 징역 1년 | 연합뉴스
- 공군 또 성폭력…군인권센터 "여군 초급장교에 대령 성폭행미수"(종합) | 연합뉴스
- '폭풍군단' 탈북민 "살인병기 양성소…귀순유도 심리전 통할 것" | 연합뉴스
- 래몽래인 경영권 이정재 측에…'아티스트스튜디오'로 사명 변경 | 연합뉴스
- '소녀상 모욕' 미국 유튜버, 편의점 난동 혐의로 경찰 수사(종합) | 연합뉴스
- "머스크, 480억원 들여 자녀 11명과 함께 지낼 저택 매입" | 연합뉴스
- 동업하던 연인 살해 40대, 피해자 차에 위치추적 장치 설치 | 연합뉴스
- 검찰 '재벌 사칭 사기' 전청조 2심서 징역 20년 구형 | 연합뉴스
- 친모·친형 태운 차량 바다에 빠트려 살해한 40대 중형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