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인분 밥 나르다 골병” 학교조리원 40% 8개월내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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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1년 차 조리원 A(여·48) 씨는 일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골병'을 얻어 퇴사를 고민한다.
게다가 A 씨가 일하는 학교엔 따로 식당이 없어 배식 차를 끌고 교실까지 밥을 날라야 한다.
A 씨는 "이럴 바에 큰 식당에서 일하는 게 낫겠다며 퇴사하는 동료가 많다. 조리원 한 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를 줄여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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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일로 근골격 질환 시달려
급여 적은데 병원비까지 깨져
노조 "절대부족 인력 충원해야"
부산 동래구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1년 차 조리원 A(여·48) 씨는 일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골병’을 얻어 퇴사를 고민한다. 전업주부였던 그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면서 조리원이 됐다. 학교는 방학이 있으니 양육과 생계를 함께 챙길 수 있겠다고 여겼다. 그런데 일의 강도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시작되는 점심 식사 준비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학생 800명을 먹일 음식을 준비하려면 엄청난 크기의 밥솥과 태산 같은 식재료들과 씨름해야 했다. 게다가 A 씨가 일하는 학교엔 따로 식당이 없어 배식 차를 끌고 교실까지 밥을 날라야 한다. 점심시간 이후 30분의 휴식 끝에는 밥 먹인 학생 수 만큼의 설거지가 기다린다. 오후 3시30분 퇴근 시간에 맞춰 귀가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 같은 고강도 노동으로 A 씨는 지난 9월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방아쇠 수지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오랜 시간 물체를 손에 쥘 때 생기는 손가락 병을 얻은 A 씨가 한 달에 받는 돈은 189만 원 전후다. A 씨는 “이럴 바에 큰 식당에서 일하는 게 낫겠다며 퇴사하는 동료가 많다. 조리원 한 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를 줄여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10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임용된 부산 교육공무직 조리원은 모두 216명이다. 이들 중 일을 그만둔 조리원은 88명이다. 신규 직원의 40.7%가 8개월 안에 퇴사한 셈이다. 애초 시교육청은 정년퇴직 등으로 발생한 결원분 27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50명 이상 미달했다. 내년에는 311명을 임용해 각 학교에 배치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대규모 인원 미달이 확정적이다.
부산에서 일하는 조리원은 모두 2228명이다. 여기에 기간제 171명을 포함하면, 2399명이 급식실에서 학생들의 식사를 준비한다. 부산의 조리종사자 배치 기준을 보면 각 학교에서 근무하는 조리원은 최소 1명(급식 인원 120명 미만)에서 최대 11명(급식 인원 180~200명)이다. 직영 급식이 이뤄지는 부산지역 공립 초·중·고교 486곳을 직장으로 둔 이들은 한 사람당 학생 120명~140명의 식사를 책임진다. 경남은 100명 수준이다.
조리원의 높은 퇴사율은 열악한 노동 환경과 처우 탓이다. 낮은 급여를 받아 가며 고된 노동을 하는 데다 근·골격계 질환 등 직업병에 시달리다 보니 오히려 병원비가 더 깨진다. 조리원은 학교가 직장이라 방학 때는 일을 쉰다는 특성상 대부분 육아하는 중년 여성이 맡고 있다. 수백 명이 먹을 식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대형 조리 도구를 다뤄야 하고, 식당이 없는 학교(633곳 중 133곳·21%)는 교실까지 음식을 가져다 줘야 하는 등 체력 부담이 크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 권우상 조직국장은 “부산은 전국에서도 대구 다음으로 조리원 한 명당 학생 수가 많다. 급식 업무는 하루의 일을 다음 날로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연차 사용도 크게 제한된다”며 인력 충원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업무 강도가 세 퇴사율이 높은 게 사실인 만큼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노조와 인력 충원을 놓고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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