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성장 현실화되나···KDI, 내년 국내 경제 성장률 1.8% 전망

이창준 기자 2022. 11. 10. 16: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9일 하반기 경제 전망 사전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KDI 제공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이 1%대에 그쳐 잠재성장률 수준인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물가는 3.2%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KDI는 미국의 긴축기조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실제 성장률이나 물가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KDI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KDI가 전망한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로 추계됐다. 지난 5월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 당시 전망치(2.3%)보다 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2.0%)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아시아개발은행(ADB·2.3%) 등 주요 해외 기관 전망치보다도 낮았다. 기획재정부(2.5%)와 한국은행(2.1%) 예측보다도 낮았다. 이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제시한 기관은 한국금융연구원(1.7%)이 유일하다.

1%대 성장률은 물가 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최대치인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성장률이다. 국내 경제가 연간 1%대 이하 성장을 기록한 것은 역대 총 4차례 뿐이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국제IMF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5.1%)과 2차 오일쇼크 여파가 이어졌던 1980년(-1.6%) 등이다. KDI는 “2023년 국내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경기 둔화 국면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국내 경제 회복세를 이끄는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동반하락하면서 경기 둔화세가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상품 수출 부진 영향으로 내년도 수출 물량은 올해 대비 1.6%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증가율(4.3%)보다 2.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 폭은 올해(230억 달러)의 3분의2 수준인 160억 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 소비 증가율은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저하와 금리 상승 영향으로 올해(4.7%)보다 1.6%포인트 낮은 3.1% 수준으로 추계됐다.

설비투자(0.7%)와 건설투자(0.2%)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올해에 비해 다소 개선되겠지만 경기 둔화와 대외불확실성 증가, 주택시장 부진 등 영향으로 1%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자 수 증가 폭도 올해(79만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8만명으로 예측됐다.

내년도 물가 상승률은 3.2%로 전망됐다.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올해 상승률 수준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물가 안정 목표(2.0%)보다는 여전히 1.5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KDI는 내년 하반기로 갈 수록 물가 상승률은 낮아질 것이라며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는 아직 크지 않다고 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년은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고 경기둔화 정도(로 예측하고), 물가상승률도 하반기로 가면 2.5%까지 낮아질 것”이라며 “방향 자체는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이 맞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명확하게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KDI는 글로벌 거시경제 요인에 따라 발표된 전망보다 내년도 경기나 물가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가 지속되거나 글로벌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 우리 경제 성장세도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더욱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원자재와 곡물가가 급등하면 국내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