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흩어진 건 트럼프 때문이야’…공화당서 책임론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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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 길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 탓에 공화당 표가 모이지 않았다는 책임론이 나오며 본격적인 당내 견제가 시작될 전망이다.
나아가 공화당 지지자들이 트럼프와 "거리 두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일러 부도위치 트럼프 전 대통령 대변인은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뉴햄프셔와 애리조나에서 이길 수 있는 선거를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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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자산서 순손실로’ 책임론 불거져
공화당 내에서 반트럼프 전선 형성될 듯
8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 길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 탓에 공화당 표가 모이지 않았다는 책임론이 나오며 본격적인 당내 견제가 시작될 전망이다.
트럼프 책임론의 핵심은 공화당 경선에선 큰 위력을 발휘했던 ‘트럼프 효과’가 본선에서 큰 위력이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조지아주의 상원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저조한 성적을 냈다. 최대 접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메흐멧 오즈 후보가 패배했고, 개표가 진행 중인 애리조나주에서 블레이크 매스터즈 후보는 뒤지고 있다. 조지아주에서도 허셜 워커가 민주당 후보에게 뒤져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애리조나주와 조지아주에서 공화당이 패해 상원 다수당 탈환이 어려워졌다.
이 지역들은 이번 선거 뿐 아니라 2년 뒤인 2024년 대선의 승부처이기도 하다. 실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11월 대선에서 이 3개 주를 모두 가져와 대권을 거머쥐었다. 공화당과 보수 세력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절대적 지지를 얻는다 해도 승부처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권을 되찾아올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결해 할 큰 역할이다.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들의 합동 출구 조사를 보면,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중시한 이슈는 물가(31%)와 임신 중절(27%)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재선한 공화당의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는 <폭스뉴스>와 회견에서 트럼프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그의 발표에 아무도 놀라지 않으며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끔찍한 생각이고 타이밍”이란 견해를 밝혔다. 나아가 공화당 지지자들이 트럼프와 “거리 두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 선거전략가 리암 도노반도 <월스트리트 저널>에 “공화당원들은 트럼프가 자신들의 자산에 순손실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트럼프)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말로 이런 길을 다시 갈 것인가”라고 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쪽에선 공화당 지도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테일러 부도위치 트럼프 전 대통령 대변인은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뉴햄프셔와 애리조나에서 이길 수 있는 선거를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자신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은 후보를 비난하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하지만, 이 주장을 수용한 캐리 레이크 공화당 애리조나 주지사 후보는 유리하다고 여겨져 온 선거에서 낙선 위기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만치 않은 대항마까지 부상했다. 민주당 후보에 20%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누른 론 디샌태스 플로리자 주지사다. <시엔엔> 방송이 플로리다주 출구조사에서 2024년 대선에 출마하면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디샌티스를 꼽은 이가 45%로 33%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눌렀다. 플로리다주는 은퇴한 부유층 등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층의 표심을 보여주는 곳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전날인 7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그가 (대선에) 출마하면 아주 심하게 다칠 수 있다”고 말하며 공세를 높였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이 확인되며 예고대로 1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본격적으로 공화당 내 찬반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공화당의 선거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에 대한 ‘비토’라고 꼬집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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