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특수본, `각시탈` 신원 확인...의혹 조사한다

특수본, 당일 '각시탈' 2명 동선 따져보기로
참사 경위 '꼼꼼한 수사' vs '수사력 낭비'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2차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사고 당일 현장에서 '각시탈'을 쓴 시민 2명의 신원을 확인, 10일 소환해 조사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일 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에서 참사 당일 이들이 길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렸고, 이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져 참사가 났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특수본은 SNS에서 확산한 영상과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의 신원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목격자를 먼저 찾아낸 뒤, 끈질기게 추적해 신원을 밝혀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특수본은 이들 2명을 상대로 당일 행적과 동선을 따져볼 계획이다.

이에 앞서 특수본은 이른바 '토끼머리띠 남성들'을 추적한 적이 있다. 이들이 "밀어"라고 외치는 바람에 압사 참사가 일어났다는 주장이 인터넷상에 떠돌았기 때문이다. 특수본은 이 남성의 신원을 특정해 7일 사실 여부를 조사한 뒤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

특수본의 이같은 수사 방식을 놓고 인터넷상의 소문까지 사실 여부를 꼼꼼히 확인, 불거진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한다는 호의적인 시각이 있다. 반면 지나치게 사소한 사안에 수사력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각시탈 의혹의 경우 특수본이 초기 조사 과정에서 혐의가 없다는 정황을 이미 발견했던 터라 당사자 소환 조사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수본은 지난 7일 언론 브리핑에서 "해당 인물들(각시탈)이 길에 뿌린 것은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짐 빔'이라는 술이었고, 해당 장면이 촬영된 곳도 참사 현장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확인했었다.

일각에선 경찰이 인터넷상 소문까지 조사하는 게 세간의 관심을 분산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특수본은 "명확한 참사 경위 규명을 위해 관련된 사실관계를 촘촘하게 살펴보기 위해 SNS상에서 제기되는 의혹도 빠짐없이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