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대응 살피는 특수본..."참사 중 '상황 종료 예상'" 무전

[앵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소방당국의 대응 미숙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당시 지휘팀장이 참사가 일어나고 한 시간도 안 돼 상황 종료 예상 무전을 남긴 것 등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 나간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철희 기자!

[기자]

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소방 당국 참사 대응에 대해 특수본이 수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수본은 그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한 데 이어 어제는 현장을 지휘했던 지휘팀장을 추가로 입건했습니다.

두 사람이 현장 지휘 의무를 소홀하게 했다고 의심하는 건데요.

지휘팀장의 경우 영장 집행을 위해 입건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참사 전후 무전 기록에는 혐의를 유추할 단서가 들어 있었습니다.

녹취를 보면, 현장을 이끌던 지휘팀장은 참사가 일어나고 30분쯤 뒤 "골목에 쓰러져있던 행인 3분의 2는 안전한 장소로 이동했다."

"눈으로 볼 때 20∼30명만 넘어져 있는 상황으로 뒤에서부터 안전한 장소로 이동 중"이라고 말합니다.

이후 밤 11시에 다시 "넘어진 행인을 일으켜 세워 안전한 장소로 유도하고 있으니 잠시 뒤에 상황이 종료될 거로 보인다"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무전과 달리 당시 현장에서는 사람들이 마구 뒤엉켜 사상자가 잇따르고 있었습니다.

최 서장 역시 현장에 일찌감치 도착하고도 밤 11시 5분이 돼서야 지휘권을 넘겨받고 대응 단계도 제때 발령하지 않은 혐의를 받습니다.

또, 소방이 해밀톤 호텔 앞에서 안전 근무를 하기로 한 계획을 제대로 지켰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는데요.

이처럼 소방 지휘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자 일선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진철 / 서울 용산소방서 행정팀장 : 업무를 하다 보면 조그마한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그 현장에서 처음으로 도착해서 마지막까지 지켰던 게 우리 소방이었는데. 저희는 할 만큼 다 했고요. 억울한 부분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앵커]

구청이나 주변 호텔 등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우선 경찰은 어제 해밀톤 호텔과 호텔 대표이사 자택, 참고인 자택 등 3곳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해밀톤 호텔은 불법 건축물을 세워 도로를 비좁게 만든 혐의를 받는데,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불법 건축물이 이태원 참사 원인으로 작용했는지 살필 계획입니다.

그제 특수본은 용산구청 등에 대해서도 강제 수사를 벌였는데요.

특히 용산구청장실에서는 핼러윈 안전 대책 관련 자료 등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도 사고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는 등 참사를 키운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미 입건된 상태입니다.

[앵커]

피의자들의 소환 조사도 곧 이뤄질 것 같다고요.

[기자]

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참사 관련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대기 발령된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등도 소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수본은 주요 피의자 소환에 앞서 골목에 기름을 뿌려 사고를 유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각시탈' 관련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요.

용산경찰서 정보과 정보관 등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소환 조사가 본격화되면 이후에는 수사가 대통령실이나 행정안전부 등 더 높은 윗선을 향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서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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