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대로 가면···민심 두렵지 않나?" 윤 대통령에 일침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10.29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끝내 민심을 깨닫지 못하고 역주행한다면,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11월 10일 자기 페이스북에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 위에 있던 경구를 인용하며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저 말을 좋아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선물한 팻말을 용산 집무실 책상 위에 뒀다고 한다. 지난 정부 때 문재인 대통령의 지독한 무책임과 유체 이탈을 비판하면서 저도 트루먼의 저 경구를 인용했었다"라며 "그러나 멋있는 말의 성찬은 아무 소용 없다. 문제는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지도자의 위선과 거짓을 국민은 꿰뚫어 본다. 윤 대통령은 '막연하게 뭐 다 책임져라, 그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측근 행안부 장관을 비호했다."라며 "트루먼의 경구에 감동받고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무한 책임'을 수차 강조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어디로 사라졌습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윤핵관들에게 '당이 왜 이렇게 매가리가 없나. 장관 한 명 방어도 못 하나'라고 짜증을 냈다고 한다. 비서실장이란 사람은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후진적'이라고 한다. '현대사회'는 뭐고 '후진적'은 뭡니까?"라며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156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가 어떻게 '매번 터지는 사건'입니까?"라고 재차 반문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팻말은 허언이 되어 버렸다. 용산경찰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말한 뒤 "그러나 이걸로 꼬리를 자르고, 일선에서 사력을 다해 뛴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에게까지 책임을 떠넘긴다면 과연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습니까?"라며 최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10.29 참사’ 당시 현장 지휘 과실을 물어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 등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날을 세웠습니다. 

그는 또 한국일보의 8일자 '소방서장 입건, 헌신에 대한 모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끝내 민심을 깨닫지 못하고 역주행한다면,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 '매가리 있게' 시시비비를 가려서, 대통령이 잘하면 도와주고 잘못하면 견제해야 한다. 국민의힘이라면 국민의 편에 서야지 그깟 공천 협박 때문에 권력에 아부해서는 안 된다"라며 대통령과 대통령실,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이대로 가면··· 민심이 두렵지 않습니까?"라고 글을 맺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