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시세조종으로 46억 챙긴 '83년생 슈퍼왕개미' 구속 기소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사진=뉴스1

주식을 대량 매수하고 경영권에 참여할 것처럼 속이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종해 46억원을 챙긴 전업투자자가 구속 기소됐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이승형)는 이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전업투자자 김모씨(39)를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지난 5~7월쯤 국내 주식시장에서 무상증자를 발표한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던 시황을 악용해 허위 공시와 차명 거래 등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46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A사 발행 주식의 10% 이상을 매집한 상황에서 지난 7월 '무상증자를 위해 A사 경영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허위 공시로 투자자를 유인해 주가를 급등시켰다. 이후 3거래일 동안 시장가 단주매수 주문을 통해 주가 급락을 방지하며 보유 물량 전량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했다.

김씨는 차명계좌를 이용해 시세조종 매수 주문을 내고 자기 계좌에서는 주식을 매도해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적용됐다.

또 본인·배우자·처남 명의로 A사 주식을 매매하면서 주식 소유 상황을 보고하지 않거나 허위 보고한 혐의도 받는다. 자본시장법상 주식 등을 대량으로 보유할 때는 해당 보고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앞서 '83년생 슈퍼왕개미'로 알려진 김씨는 앞서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 다량의 주식을 단기간에 매매해 큰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됐다.

검찰은 지난달 초 긴급조치(패스트트랙)로 사건을 접수해 주거지 등 압수수색을 벌였다. 법원은 지난 1일 김씨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이후에도 유사한 투자행태로 코스닥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던 주가조작 사범을 적시에 사법 처분해 주식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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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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