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떠나는 한승혁 “오래 기다려주셨는데···많이 죄송하다”[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2. 11. 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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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



한승혁(29)이 KIA를 떠난다.

KIA는 10일 한화와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우완 한승혁과 장지수(22)를 한화에 내주고 우타 내야수 변우혁(22)을 받는 2대1 트레이드다. KIA는 내야 자원을 보강하고 한화는 선발 자원을 보강한다.

KIA가 한승혁을 내준 것이 핵심이다.

한승혁은 2011년 1라운드 신인이다. 전면 드래프트 시대였던 그해 1라운드 8순위로 KIA에 지명된 KIA의 ‘원픽’ 유망주였다. 고교 때부터 시속 150㎞대 강속구를 던져 크게 주목을 받았다. 지금은 고우석(LG)이나 안우진(키움) 같은 광속구 투수가 여럿 나왔지만,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귀했던 시속 156~157㎞를 전광판에 찍으며 KIA의 차세대 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성장이 더뎠고 부상도 잦았다. 공은 빠른데 제구가 되지 않는 전형적인 사례였다.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다 군 입대한 한승혁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복귀한 이후 새롭게 출발했다. 한층 안정된 모습으로 강속구를 유지하면서도 변화구를 많이 활용하는 모습으로 제구를 잡았다.

올해 5선발로 개막 로테이션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전반기 외국인 투수가 사실상 없었던 KIA 마운드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던 한승혁은 후반기 힘이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수 둘의 합류로 중간계투진으로 물러났다. 올해 4승3패 평균자책 5.27로 시즌을 마쳤다.

KIA는 선발 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에이스 양현종을 제외하더라도 이제 3년차가 될 이의리와 군 복무를 마친 강속구 투수 김기훈이 역시 내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활약에도 불구하고 KIA에서는 선발형 투수인 한승혁의 자리가 애매하지만 한화는 투수 자원을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한화는 기대주 문동주가 있고 올해 베테랑 장민재가 활약했지만 확실한 국내 선발은 사실상 김민우밖에 없다. 한승혁을 선발감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강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발 자원 보충이 필요하다. 현재 젊은 선발진들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역할 할 수 있고 불펜까지도 가능한 투수자원이 필요했다”고 한승혁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승혁은 이날 구단이 트레이드를 발표하기 1시간 전 구단으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었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운동을 하던 중이었다. 한 번도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데뷔 12년 만에 팀을 옮기게 됐다.

한승혁은 트레이드 발표 직후 통화에서 “아직 잘 모르겠다. 싱숭생숭한 것 같다”며 “KIA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하다. 생각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나 역시 많이 답답했기 때문에 그동안 기대를 많이 해주시고 오래 기다려주셨던 시간들에 대해 많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여보려 한다. KIA의 마운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한승혁은 “개인적으로는 올해보다 내년이 좀 더 걱정이었다. 선발도 아니고 중간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변화가 필요한 때 아닌가 느끼고는 있었지만 갑자기 트레이드가 돼서 지금 정신은 없는 것 같다”며 “많이 죄송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라 생각해보려고 한다.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KIA와 한화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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