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태원 ‘지구촌 축제’ 때는 안전요원 362명···넘어짐 사고도 대비
당일 구청 직원 150명 현장서 상황 대처
경찰 보고서 “다중 밀집 안전사고” 포함
홍익표 “핼러윈과 달리 사전 대비 철저”
‘이태원 핼러윈 참사’ 2주 전 같은 지역에서 열린 ‘지구촌 축제’ 때는 대규모 인파 운집에 따른 혼잡상황에 대한 대비가 철저히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용산구청, 용산경찰서, 지역 상인회 등이 사전에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362명을 현장에 배치했는데, 이 중 150명이 구청 직원이었다. 반면 핼러윈 축제에 대한 대비책은 졸속이었고, 참사 당일 현장에 나온 구청 직원도 8명에 불과했다.
10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각종 문건에 따르면 용산구청은 지난 9월5일 오후 3시 용산구청 3층에서 이태원 지구촌 축제 안전유지와 관련해 실무자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용산서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과, 교통과, 경비과, 이태원 파출소 관계자와 용산구청 관광시설팀장, 교통시설팀장, 담당 주무관 2명이 참석했다. 축제를 주최한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와 축제 대행사도 참석했다.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2022 이태원 지구촌 축제 안전관리계획’을 보면 참석자들은 현장 안전관리에 362명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용산구청이 150명을 지원하고 축제 대행사가 92명의 안전요원을 고용했다. 그밖에 자원봉사자 120명도 인파 통제에 투입됐다. 이들은 행사를 앞두고 두 차례 별도의 안전교육을 받기도 했다.
용산구청 직원들은 지구촌 축제 당일인 10월15일과 16일 질서유지요원 조끼를 착용하고 인파를 통제했다. 환풍구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위험을 안내하는 현수막도 설치했다. 용산구청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의료진도 현장에 배치했다.
넘어짐 사고에 대한 대비도 별도로 했다. 안전관리계획에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여러분. 멈춰 주십시오. 앞쪽에서 어린이가 넘어졌습니다. 잠시 그 자리에서 대기하여 주십시오”라는 안내 멘트를 방송한다고 돼 있다. 또 부상자 발생시 경찰, 병원, 소방 등 행사장 주변 기관과 구축된 핫라인을 통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 대행사가 용산구청에 제출한 자료에도 혼잡상황 대처 상황이 적시돼 있다. 대행사는 자료에서 “혼잡상황 발생시 안전요원을 투입해 사고를 예방하겠다”며 “관람객 과밀상황을 수시 파악하며 출구를 포함한 관람객이 모이는 구역은 안전요원이 출동해 혼잡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이어 “부상객 발생시 119구급대 주관으로 응급조치를 하고 지정 병원으로 후송조치”하겠다고 했다.
경찰도 내부적으로 ‘2022 이태원 지구촌 축제 경비 대책’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에는 “교통 통제로 인한 주변 도로 혼잡 및 시민 불편” “주취자 음주소란 및 관람객 간 상호 시비, 성추행 등 형사사건” 대응뿐 아니라 “지하철 환풍구 등 추락사고 및 다중 밀집으로 인한 안전사고”와 관련해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비상통행로 확보” 등의 대책이 포함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안전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은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홍익표 의원은 “이태원 지구촌 축제와 핼러윈 참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사전 대비와 관리 체계의 중요성” 이라며 “국회 국정조사와 특수본 수사를 통해 참사 진상규명은 물론 책임 소재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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