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글자 붙었다고 다 같은게 아니네...수익률 희비 왜?

차창희 2022. 11. 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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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SG(환경·책임·투명경영) 및 기후변화 관련 테마 상품인 탄소효율과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단순 시가총액 상위 종목만 담았다는 비판을 받는 탄소효율 ETF는 증시 약세장 영향에 수익률이 저조한 반면 탄소배출권 ETF는 시장 성장에 힘입어 상승세를 띠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 탄소효율을 테마로 한 ‘KODEX 탄소효율그린뉴딜’ ETF는 올해 주가가 20.54% 하락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 2월 출시된 후 상승세를 타며 같은 해 7월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26.18% 떨어졌다. 반면 탄소배출권 테마인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ETF는 올해 6.19% 하락하며 탄소효율 상품에 비해 선방한 모습이다. 탄소배출권 ETF는 지난달엔 17.59% 상승하기도 했다.

동일한 ESG 테마를 내세웠지만 성과가 어긋난 건 두 ETF가 추종하는 기초자산의 구성 차이 때문이다. 탄소효율 ETF는 시가총액 규모, 유동성과 더불어 기업들의 탄소배출량 정보를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하는 KRX/S&P 탄소효율그린뉴딜 지수를 추종한다. 해당 지수가 담고 있는 주요 종목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LG화학,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의 국내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실제 한 자산운용사의 탄소효율 ETF는 삼성전자 투자 비중이 30%에 달한다.

때문에 일각에선 “탄소효율 테마라곤 하지만 결국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투자하는 것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18% 하락하는 등 증시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탄소효율 ETF 성과도 자동적으로 부진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탄소배출권 ETF는 유럽, 북미 등 글로벌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개념이다. 기업들의 탄소배출에 대한 부담이 늘고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도 활발해지면서 탄소배출권 가격도 상승 추세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유럽의 탄소배출권 연평균 가격은 지난 2017년 5.82유로에서 2018년(15.77유로), 2019년(24.86유로), 2020년(24.78유로), 2021년(54.01유로) 등 2020년을 제외하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연스레 탄소배출권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의 수익률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게 되는 원리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서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탄소배출권 가격은 더욱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시장에서 최근 배출권 무상할당량이 급감하면서 잔여 배출량에 대한 탄소배출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겨울철 전력 생산 수요로 인한 탄소배출량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는 러시아 발 에너지 리스크로 3월부터 석탄 소비량이 급증한 점도 기업들의 배출권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위험자산에 대한 대체투자 개념으로 탄소배출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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