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블랙 아담’

최재민(프리랜서) 2022. 11. 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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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웨인 존슨의 생애 첫 히어로 변신

DC 확장 유니버스의 11번째 작품 ‘블랙 아담’이 개봉했다. 슈퍼 히어로에 첫 도전하는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이들을 모조리 죽이는 안티 히어로에 가까운 캐릭터를 골랐다. ‘007’, ‘맘마미아!’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피어스 브로스넌도 DC 히어로로 활약한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블랙 아담’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5000년 전 폭군에게 지배받던 고대 국가 칸다크는 현재, 국제 군사 조직 인터갱이 통치하는 독재 국가가 되어 있다. 사람들을 폭압하는 인터갱에 대항하기 위해 강력한 힘을 사진 희귀 금속인 ‘이터니움’ 왕관을 찾던 ‘아드리아나’(샤라 샤이)는 그 과정에서 5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블랙 아담’(드웨인 존슨)을 깨우게 된다. 노예에서 불사신이 되어 깨어난 그가 엄청난 힘으로 인터갱을 쓸어버리자, 칸다크 국민들은 열광한다. 그러나 히어로 군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는 쉽게 인명을 살상하는 그의 폭주를 막으려한다.

블랙 아담은 총알을 막고 고공비행을 하며, 번개로 암석을 단숨에 깨부순다. 차량을 둘로 찢는가 하면, 제트기 날개를 맨손으로 내리친다. 원래부터도 탈인간급 피지컬이었던 드웨인 존슨은 ‘블랙 아담’ 역으로 신(神)계에 가까운 능력을 장착했다. 제작에도 참여한 만큼 이번 영화에 많은 애정을 보인 그는 자신의 목적에 반하는 이들을 가차 없이 날려버리며 살상도 개의치 않는 ‘블랙 아담’ 역을 맡았다. 일반적인 규범과 가치를 깨부수는 뉴타입 히어로의 등장은 가치 전복적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재미있지만 아직 ‘정글 크루즈’나 ‘쥬만지’로 드웨인 존슨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번뇌하는 안티 히어로’ 이미지가 낯설긴 하다. 이번 영화에선 1940년 DC코믹스 사상 최초로 결성된 원조 히어로 군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첫 등장한다. 금속 날개 수트를 장착한 ‘호크맨’(알디스 호지), 황금 투구로 미래를 보는 대마법사 ‘닥터 페이트’(피어스 브로스넌), 신체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아톰 스매셔’(노아 센티네오), 바람을 조절할 수 있는 ‘사이클론’(퀸테사 스윈들)이 그들이다.

그러나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다. 미래를 보고 분신과 공간 이동까지 하는 마법사 닥터 페이트는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저’, 날개를 지닌 호크맨은 ‘팔콘’, 몸이 커지는 유쾌한 성격의 아톰 스매셔는 ‘앤트맨’과 ‘데드풀’, 바람을 일으키는 사이클론은 ‘X맨’의 ‘스톰’을 연상시킨다. 코믹북에서는 어벤져스와 저스티스 리그의 원조지만 이번 영화에선 오히려 아류 같아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 게다가 그간 첨단 히어로들에게 익숙해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어딘가 다들 하나씩 어설프다. 피어스 브로스넌이 연기한 ‘닥터 페이트’가 기억에 남는다. ‘호크맨’과 남다른 우정을 자랑하는 인물로 여기저기서사람들을 살리는 그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방향이 엇나가지 않게 언제나 기준을 제시하는데, 그것이 배우가 가진 실제 연륜과도 겹쳐 보인다. 물론 마지막의 짠내 나는 신파 장면은 좀 아쉽지만. 선과 악의 경계를 뛰어넘는 문제적 캐릭터의 내면과 외면을 보여주는 건 ‘배트맨’을 사랑한 DC 팬들의 오랜 염원이지만, ‘블랙 아담’은 과다한 슬로우 액션과 평면적인 캐릭터 설정 덕에 뭔가 빠져드는 맛이 적다. 왜 호크맨이 ‘무조건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FM적인 사고 방식에 빠지게 됐는지, 사이클론이 어떻게 사이코 과학자들에게 실험당했는지도 궁금하다.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를 통해 할리우드 대세 배우로 급부상한 노아 센티네오가 밝은 에너지를 지닌 ‘아톰 스매셔’ 역을 맡아 묵직하고 진중한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준다. 2005년 공포 스릴러 ‘하우스 오브 왁스’로 장편 데뷔, 2009년 ‘오펀: 천사의 비밀’을 통해 신선한 연출력을 선보인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은 ‘정글 크루즈’에 이어 드웨인 존슨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쿠키영상은 한 개로 반가운 히어로가 등장한다. 러닝타임 124분.

글 최재민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54호 (22.11.1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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