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의 맞수, 정진석의 ‘입’ 더 세진다

추동훈 2022. 11. 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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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비서실 메시지팀 인력 보강
이태원 참사 등 쏟아지는 현안 대비
당 안팎 본인 존재감 확장 해석도
尹心 발맞추며 전당대회 역할론 주목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비서실 메시지팀 인력을 보완해 야당과의 현안 관련 전투력 강화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 이후 여·야간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태원 참사 발생 후 공격받고 있는 대통령실에 대한 엄호강화를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국민의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주 공보실 소속 메시지 담당자가 비대위원장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 비서실에 메시지를 총괄하는 담당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명이 더 추가된 셈이다. 비서실은 비상대책회의를 비롯해 각종 회의 모두발언이나 축사 등 비대위원장 명의로 나가는 말씀자료 준비 등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민생경제, 대북제재 등 시의성이 있는 현안을 비롯해 여·야 정쟁과 관련된 예민하고 날카로운 이슈에 대한 당 차원의 메시지가 정 위원장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소야대 정국에서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대통령실이 추진하거나 집중하고 있는 사안에 대한 국민의힘 차원의 전폭적 지지와 여론 조성의 역할까지 겸하는만큼 어느때보다 정 위원장의 입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기인사가 아닌 원포인트 방식으로 메시지 인력이 강화된 점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태원 사태 이후 야당의 대정부·대여 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일치단결된 목소리로 당을 결집하고 정책 추진의 방향을 선명하게 하기 위한 정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그런 만큼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도 논리적이고 선명한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해당 팀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정 위원장의 메시지는 김연광 비서실장이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정 위원장이 원내대표를 지냈던 시절부터 김 비서실장은 그의 복심으로 모든 말씀자료와 메시지 작성을 주도해왔다. 회의에서 발표되는 말씀 자료 뿐 아니라 활발하게 작성되는 페이스북 등 SNS 글 역시 김 비서실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쟁점 현안들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물리적으로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대통령실에서 이태원 참사 발생을 전후해 국민의힘 측에 “야당의 현안 이슈 공격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부탁했다는 말도 흘러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현재 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 입장에서 쏟아지는 이슈를 전부 대응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최근 메시지를 전해야 할 창구 자체도 많이 늘어났고 비대위원장 업무도 많다 보니 이러한 메시지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이 쓰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서는 이러한 메시지 강화가 정진석 위원장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와 관련한 당내 내홍이 진정되면서 당을 이끄는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보다 뚜렷하게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정 위원장은 당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당 대표 권한을 적극적으로 휘두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각종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 당 안팎 영향력을 확대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정 위원장은 국정감사 기간 중 현장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보수의 심장부 대구와 본인의 정치적 고향인 충남을 연이어 방문한 바 있다.

이태원 사고로 인해 현장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메시지 정치’를 강화한 시점 역시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 위원장 역시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솔솔 흘러나오는 가운데 정 위원장의 행보는 주목해볼만 하다”며 “10여명의 당권도전 후보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현명한 심판관으로 전당대회 준비에 매진할지, 그 이상의 역할을 노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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