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재미있게··장애인 일자리도 맞춤형 지원” 서울시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
지적장애 3급 노모씨(32)는 해피팜협동조합에서 새싹삼을 재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새싹삼을 판넬에 끼워 재배기에 진열하고 다 자란 새싹삼을 선별하는 업무인데, 손끝이 야무지다는 소릴 듣곤 한다. 노씨는 “남들보다 손이 작아 세심하고 빠르게 새싹삼을 재배한다고 대표님이 칭찬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여유가 있을 때면 다른 직원들의 엽채류 재배 일도 곧잘 돕는다.
노씨는 과거 다른 사업체에서 기계 다루는 일을 했다. 그러나 기계가 빼곡하게 들어찬 공간에서 일을 할 때면 먼지와 소음 때문에 힘들었다. 목이 아팠고 소음을 견딜 수가 없었다.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에서 해피팜협동조합을 소개할 때만 해도 건강에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다. 지금은 해피팜협동조합에서의 경험이 그간 일했던 직장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노씨는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를 통해 정보를 얻어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됐다”며 “혼자서 직장을 구할 때 장애에 대한 이해를 가진 사업체를 찾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시행착오를 거쳤고 상처도 많이 입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는 2009년 서울시가 장애인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설립한 장애인 전문 취업지원기관이다. 만 15세 이상 등록 장애인 중 구직 희망자를 대상으로 취업 상담 및 알선, 맞춤직업 교육, 취업 전 현장훈련, 사후 관리 등의 고용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영비 100%를 서울시가 지원한다.
10일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상담은 9143건(958명)으로 당초 목표(7500건)를 넘겼다. 취업알선도 1095건(547명), 취업은 334건(295명) 진행됐다.
올해는 9월 말 현재 기준으로 247명(265건)의 취업이 이뤄졌다. 취업알선과 취업상담 건수는 각각 543건(421명), 5983건(623명)으로 집계됐다.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 관계자는 “올해 상담 건수가 예년보다 다소 줄었는데,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는 장애인 일자리를 주제로 한 문화축제 등으로 방식을 바꿔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는 그간 장애인을 교육시키거나 사업체와 연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취업지원특화사업도 진행해왔다. 롯데월드맞춤연계사업이 대표적으로,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가 2015년부터 진행해온 독자 사업이다. (주)호텔롯데와 업무협약을 맺어 롯데월드로 취업을 원하는 장애인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롯데월드에 취업한 장애인들은 놀이기구 운영보조 및 환경관리, 고객응대, 입·퇴장 안내, 상품 진열, 아쿠아리움 체험활동 안내 등과 같은 직무활동을 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롯데월드에 취업한 장애인은 19명으로, 이중 16명이 3개월 이상 재직했다. 이들 모두 중증장애인들이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는 13명이 취업했으며, 이 가운데 6명이 3개월 이상 일하고 있다.
현재 실시 중인 취업지원특화사업에는 택시운전기사 자격증 취득 기회 및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장애인택시운전기사지원사업’과 편의점 내 제품 및 매장관리 등과 관련한 이론교육 및 현장실습을 지원하는 ‘GS25스토어매니저양성과정’, 방역소독 직무로 취업을 지원하는 ‘방역원 양성사업’ 등도 있다.
새싹삼 재배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노씨는 “본인에게 맞는 일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지 우선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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