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용기 탑승 불허에···민주당 “뒤끝 작렬 보복 행위” 정의당 “트럼프와 같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일 국회에서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불허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대통령실이 동남아시아 순방 대통령 전용기에 MBC 취재진 탑승을 불허한 데 대해 “언론탄압이자 언론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비속어를 내뱉어 평지풍파를 일으켰으면서도 반성은커녕 순방 전용기에 언론사의 탑승을 치졸하게 불허하는 뒤끝 작렬 소인배 같은 보복 행위마저 이어간다”고 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언론이 순방에 동행하는 것도 대통령의 순방외교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앞장서서 헌법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고 있으니 참으로 참담하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이날 출근길 문답에서 “대통령이 많은 국민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데 대해 “국익을 해치는 장본인은 윤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는 대통령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가 운영하는 것”이라며 “국가를 대통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세금으로 가는 대통령 해외 출장”이라며 “대통령이 (자신에게) 듣기 싫은 소리 했다고 대통령 마음대로 특정 언론사를 배제하고 왕따시키면 못 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지난 (유럽) 순방에 민간인인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까지 전용기에 태우지 않았나”라며 “국민 알 권리를 위해 동행하는 언론인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했다.

정의당도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이번 조치는 해외순방 때마다 발생하는 여러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언론 탄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일로 언론에 보복행정을 할 한가한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선희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CNN 보도에 불만이 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CNN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을 불허했던 것과 똑같다”며 “아무리 미국이 좋다 해도 그 옹졸함의 그릇마저 닮아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