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기존 사업종료 전격 철회…임직원 30% 구조조정 경영정상화
소비자 신뢰회복 문제 등 M&A도 미지수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기존에 발표했던 사업종료(11월30일)를 철회하고 영업 정상화에 나선다.
푸르밀은 10일 신동환 대표이사와 임직원, 노동조합 명의로 호소문을 내고 “임직원의 30%를 구조조정을 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30% 감원에 대해서는 희망퇴직 신청을 우선 받기로 했다.
푸르밀 측은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로 소비자, 직원, 대리점, 낙농가, 협력회사 등 관련된 모든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은 ‘오너 경영 실패’라는 지적에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유제품 소비 감소, 원재료비 및 유류대 상승 등 대외적 경영환경 악화라는 악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푸르밀의 일방적인 사업종료 방침 발표에 직원들과 대리점주들, 낙농가, 협력회사 관계자들은 사업종료만은 막아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회사에 전달했다.
이에 사측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노동조합과 수차례 협상 끝에 구조조정 후 사업유지 방침에 합의했다. 푸르밀 관계자는 “노조의 뼈를 깎는 희생과 도움, 주주분들의 지원으로 회사를 정상화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면서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해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검은콩우유’ ‘가나초코우유’ 등으로 유명한 푸르밀은 1978년 설립한 롯데우유를 모태로 2007년 고 신격호 롯데 회장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면서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둘째아들인 신 대표가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 후 회사를 경영해왔다.
하지만 신 대표 취임 첫 해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푸르밀의 영업적자는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으로 매년 커졌다. 특히 지난해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신 대표가 단독 경영에 나섰지만 적자를 줄이지 못했다. 올 9월에는 LG생활건강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뒤 사업종료 카드를 꺼냈다.
푸르밀은 지난달 17일 370여명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일방적인 정리해고 통보와 함께 11월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고 통지했다. 당시 사측은 “코로나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자구 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푸르밀 사태가 일단락된 만큼 인수합병(M&A) 시장에 추후 매물로 나오지 않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푸르밀 측도 30% 구조조정 후 사업을 이어가면서 매각 기회를 보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유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기조에 유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푸르밀은 신제품 연구개발에 많이 투자해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소비자 신뢰회복 문제 등 매물로 나와도 매력적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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