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1.8%로 낮춘 KDI…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해야"

김동준 2022. 11. 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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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5%대로 고착돼 있는 물가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화정책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지만,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는 상황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은행이) 여러 차례 금리를 0.5%포인트 올렸는데,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경기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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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3.2%… 목표치 상회
수출·투자 부진 주된 요인 지적
美금리인상 물가 상승압력 확대
정규철(오른쪽)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김지연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장기경제성장률 전망과 시사점' 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5%대로 고착돼 있는 물가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화정책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지만,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는 상황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DI는 10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종전 5월 전망치(2.3%)에서 0.5%포인트 하향한 1.8%로 전망했다. 최근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전망치 가운데, 한국금융연구원(1.7%)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들이 2%대 성장률을 제시한 것과도 다르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해보면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치솟는 물가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인정했다. 내년에도 물가 상승률은 안정 목표치(2%)를 상회하는 3.2%에 이르면서,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향후 경기둔화가 우려되는 점을 고려해 긴축의 속도·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간부채가 높은 와중에 이뤄진 금리 인상은 경기에 적잖은 하방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은행이) 여러 차례 금리를 0.5%포인트 올렸는데,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경기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둔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수출과 투자 부진을 꼽았다. 총수출 증가율(물량)은 올해 4.3%에서 내년 1.6%로 감소하고, 경상수지는 230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흑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가 영향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내년 0.7%에 머문다고 예상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주택시장 부진과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내년 0.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점쳤다.

KDI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점 등을 이번 전망의 변수로 꼽았다. KDI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며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 여타 국가의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것"이라며 "우리 수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경기가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급락하면 우리 수출이 둔화할 수 있고, 중국의 생산차질이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번져 하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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