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악재에 테슬라 주가 급락세...서학개미는 1170억원 샀다
주가 177.59달러...2년래 최저치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10월10일~11월9일)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은 테슬라였다. 이 기간 서학개미는 테슬라를 3억3536만달러(약 4597억원) 사들였다. 테슬라는 이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에 올랐다.
문제는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세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달 간 주가가 20.3% 빠졌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지분 매각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미국의 증권 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최근 1950만주(약 40억 달러)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다고 보고했다. 지난 4월에는 약 80억 달러, 8월에는 약 70억 달러의 테슬라 주식을 처분한 바 있다. 440억달러에 달하는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지분 매각 소식에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일 대비 7.17% 폭락한 177.5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년래 최저치다.
테슬라 주가가 급락세를 타던 이달에도 서학개미는 거침없는 매수세를 보였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8521만달러(약 1167억원)을 매수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들였다. 주가가 급락세를 타자 저점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기간에도 테슬라는 -22.05% 수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연일 악재가 겹치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에는 리콜 소식이 들려왔다. 테슬라는 주행 중 조향 보조장치의 분실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에서 전기차 4만여 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들어 자사의 전기차 340만대를 대상으로 모두 17건의 리콜을 시행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론 머스크 관련 우려들이 확대되며 테슬라 주가는 내년 컨센서스 주당순이익(EPS)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35배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이는 매출 성장률과 소프트웨어 가치 감안 시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테슬라의 핵심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소프트웨어는 빠르게 발전 중이며 연내 미국에서 도심 자율주행 상용화 시 내년부터 소프트웨어 매출 본격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120만 대 증설 물량을 소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테슬라는 텍사스 공장, 베를린 공장에서 각각 50만대, 상하이 공장에서 20만대 증설 작업을 한 바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및 자동차 수요 둔화 여파로 테슬라가 증설 물량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연말 중국과 유럽이 전기차 보조금을 종료 및 축소하는 만큼 그 여파를 확인한 후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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