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예년과 다른 11월…빼빼로데이·수능 마케팅 취소하거나 자제
서울 삼성동에 사는 최모씨(54)는 1주일 뒤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7일)을 치르는 조카들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할 지 고민에 빠졌다. 떡과 엿 등을 선물하며 힘차게 응원하고 싶지만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왠지 마음이 무겁기 때문이다. 최씨는 “오랜 시간 준비한 수능인데 이태원 참사로 숨진 아이들 대부분이 20대인 만큼 조심스럽다”면서 “수능이 끝난 뒤 고3 수험생 할인행사가 없는 지 조용히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예년과 달리 빼빼로 데이(11월11일)와 수능을 맞아 눈에 띄는 마케팅이 없는 차분한 11월을 보내고 있다. 최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자제하고 있어서다.
1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빼빼로 데이와 수능 마케팅은 조용히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각종 응원 문구와 화려한 홍보물을 없애는 대신 전점 문화센터에서 초콜릿과 쿠키 등을 만드는 강좌를 40여개 열기로 했다. 본점 문화센터는 이달 16일 장인과 함께 하는 수능합격을 기원하는 찹쌀떡 강좌를, 평촌점은 오는 27일 입시 전문가 대입 전략에 관한 강좌를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서만 단독 프리미엄 초콜릿을 특가에 선보인다. 세계 3대 초콜릿 브랜드인 벨기에 노이하우스를 오는 17일까지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홍보물 없이 롯데 빼빼로, 해태 포키 상품을 비롯해 ‘롯데마트가 준비한 수험생 먹거리’를 테마로 ‘허쉬 키세스 수능 골드바’ 등을 조심스럽게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축제 분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수막 등 판촉사원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빼빼로데이 기간에만 빼빼로 1년 매출의 40%가량이 판매되고, 수능 행사기간에는 초콜릿 관련 상품이 평상시보다 2배가량 판매되는데 올해는 예년같지 않다”고 말했다.
11번가는 2008년부터 매년 11월에 대규모 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행사명에 있던 ‘페스티벌’(십일절 페스티벌) 표현을 없애고 ‘그랜드 십일절’로 변경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연중 최대 쇼핑행사인 십입절 패스티벌을 ‘그랜드 십일절’로 바꿔 11일까지 진행한다”면서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는 연중 최대 해외직구 할인 행사인 11번가 블랙프라이데이도 차분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GS25는 통상 빼빼로 데이 매출이 전월 대비 134%, 수능일에는 20.2%가량 증가하지만 올해는 짱구 캐릭터 빼빼로 낱개·세트상품 등을 간소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 역시 11월 한달간 150여 종 초콜릿과 과자 상품을 1+1, 2+1, 수능 초콜릿 행사상품 120여 종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지만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있다. 편의점 관계자는 “올해 11월은 유통업계가 그 어느때보다 차분하게 보내고 있다”면서 “초콜릿이나 과자 등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이지만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조용히 선물을 고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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