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 대통령 겨냥 “이대로 가면···민심이 두렵지 않습니까”

조문희 기자 2022. 11. 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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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강조한 대통령 어디로 갔나”
윤 대통령 발언 빌어 여당도 질타
“‘매가리 있게’ 시비 가려 견제를”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9월29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10일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무한책임’을 수차 강조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어디로 사라졌나”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윤 대통령이 당을 비판하며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매가리가 없다’는 구절을 빌려 “‘매가리 있게’ 시시비비를 가려서, 대통령이 잘하면 도와주고 잘못하면 견제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은 ‘막연하게 뭐 다 책임져라, 그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측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비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 위에 있던 경구를 윤 대통령도 좋아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선물한 팻말을 용산 집무실 책상 위에 뒀다고 한다”며 “그러나 멋있는 말의 성찬은 아무 소용 없다. 문제는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지도자의 위선과 거짓을 국민은 꿰뚫어 본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윤핵관들에게 ‘당이 왜 이렇게 매가리가 없나. 장관 한 명 방어도 못하나’라고 짜증을 냈다고 한다. 비서실장이란 사람은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후진적’이라고 한다”며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156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가 어떻게 ‘매번 터지는 사건’인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팻말은 허언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용산경찰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이걸로 꼬리를 자르고 일선에서 사력을 다해 뛴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에게까지 책임을 떠넘긴다면 과연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며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끝내 민심을 깨닫지 못하고 역주행한다면,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 ‘매가리 있게’ 시시비비를 가려서, 대통령이 잘하면 도와주고 잘못하면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라면 국민의 편에 서야지 그깟 공천협박 때문에 권력에 아부해서는 안된다”며 “이대로 가면 민심이 두렵지 않나”라고 물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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