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들, 한순간도 걷지 않고 뛰어다녔다"…용산소방서 구급팀장 '울컥'

김송이 기자 2022. 11. 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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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순간도 걷지 않았던 대원들의 행적이 묻힐까 봐 두렵다"는 용산소방서 구급팀장의 인터뷰가 사람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이 팀장은 "저는 당일 현장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관련 분야가 제 분야라 구급대원들의 행적을 세밀하게 정리하고 있다"며 자료 중 현장 출동 대원들의 웨어러블 캠(착용가능한 카메라)을 살펴본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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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소방서 이은주 구급팀장. (MBC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단 한순간도 걷지 않았던 대원들의 행적이 묻힐까 봐 두렵다"는 용산소방서 구급팀장의 인터뷰가 사람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소방의날을 맞아 용산소방서를 찾아 대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 내내 침통한 표정을 보였던 대원들은 경찰의 압수수색과 간부들의 피의자 입건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간담회가 끝날 때쯤 건의 사항이 있냐는 물음에 용산소방서 이은주 구급팀장은 마이크를 잡고 목이 멘 소리로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이 팀장은 "저는 당일 현장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관련 분야가 제 분야라 구급대원들의 행적을 세밀하게 정리하고 있다"며 자료 중 현장 출동 대원들의 웨어러블 캠(착용가능한 카메라)을 살펴본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웨어러블 캠을 살펴보면 요구조자가 처음 구조돼 나올 때부터 현장 선생님들한테 인계될 때까지 상황들이 고스란히 녹화돼있다"고 말하며 "환자 상태를 분류하고, 응급처치를 지시하고, 사상자 분류표를 작성하고, 방치됐던 망자들 상태를 확인하면서 무단 촬영을 우려해 시트를 덮어주고 했던 것, 또 이런 것들을 우려하고 있다는 그런 목소리까지도 다 포함돼 녹화돼있다"고 기록에 대해 세세하게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걸 반복해서 보면서 가슴 아팠던 건 저희 구급대원이 단 한 순간도 걷지 않았다는 것이었다"며 "계속 뛰어다녔다. 의료진에게 인계할 때, 다른 대원에게 이송 지시를 요구할 때 이럴 때를 제외하고는 한순간도 걷지 않고 뛰어다녔다"고 재차 말했다.

이 팀장은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도 드러냈다. 그는 "저희 직원들이 헉헉대는 육성이 다 녹음돼 있다. 같이 못 뛰어다녔던 것에 대해서 죄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끝으로 이 팀장은 "제가 지금 두려운 것은 그런 우리 구급대원들, 거기 출동했던 모든 대원의 활동, 행적들이 묻히게 될까 봐 그것이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이 팀장뿐 아니라 김진철 행정팀장도 "질문을 드리려고 나름대로 작성하다가 복받쳤다"고 말하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는 "최일선에서 처음과 끝을 지킨 소방대원들에게 돌아온 건 정작 입건과 압수수색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용산소방서 대원들의 호소를 본 누리꾼들은 "최일선에서 힘들게 뛰었던 소방대원들 트라우마도 엄청날 텐데 힘내세요. 국민은 소방관님들 편이다", "왜 대원들이 고개 숙이고 계십니까. 너무 가슴 아프다", "현장에서 뛴 사람들에게 죄를 묻는 건 사악한 꼬리 자르기다", "당당하게 얼굴을 드세요. 소방대원은 영웅입니다"라며 위로와 응원의 말을 보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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