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MBC 전용기 배제 물음에 “대통령 출장, 용산 쪽에 확인해라”
대통령실 결정 논란에 거리 두기
한덕수 국무총리가 10일 대통령 동남아 순방 전용기에 MBC 기자들 탑승을 배제한 대통령실 결정과 관련해 “저는 그러한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며 논란에 거리를 뒀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총리도 해외순방 할 때 국익 침해 행위를 한 언론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방안을 생각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의 국외 출장과 관련된 것이기에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용산 (대통령실) 쪽에 확인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한 총리 발언에 대해 “총리실은 대통령실과 보안 정도가 다른 경우가 많고,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비교하기 힘들다는 뜻”이라며 “거리두기 등 정치적 해석은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발언과 결이 다르다는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대통령이 많은 국민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고, 기자 여러분들에게도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온 것”이라고 MBC 기자들 탑승 배제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언론단체들은 “반헌법적 언론 탄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한 총리는 야당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주장에 “이 문제는 철저히 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책임론에 대해 “수사 결과에 따라 누구를 막론하고 책임을 엄중히 묻도록 대통령께 건의할 생각”이라며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경찰 셀프수사’ 지적엔 “경찰이 이런 엄청난 참사에 대해 최선을 다해 공정하게 수사하리라 믿는다”며 “기소 단계에서 검찰이 간여하게 되고 부족하다면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제도들이 마련돼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참사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지휘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것을 두고 소방 안팎에서 “꼬리자르기”라며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에 선을 그었다. 한 총리는 “입건하는 문제는 엄밀한 의심과 피의사실을 기초로 하리라 믿고 있다”며 “특별한 목적을 갖고 그런 조치를 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출범 6개월을 맞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엔 “출범했을 때 전체적인 경제 여건은 좋지 않았다고 솔직히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문제들을 개선하고 좋은 방향으로 다 완벽히 돌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대중영합주의식 ‘포퓰리즘’에 거리를 두며 중장기적 안목에서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거시적으로 이 나라가 제대로 서기 위해 인기 없는 정책을 끈질기게 끌어나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느끼는 고통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치권에서의 협치 문제를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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