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돈 번다···로켓배송 도입 후 8년만에 첫 분기 흑자
쿠팡이 ‘만년 적자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돈을 벌기 시작했다. 2014년 로켓배송 도입 후 올해 3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년간 물류 인프라에 투자한 것이 결실을 보면서 로켓배송이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이 10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실적 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37억원(7742만달러)으로 로켓배송 시작 후 첫 분기 흑자를 냈다. 당기순이익도 1215억원(9067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쿠팡은 작년 3월 미국 나스닥 상장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분기마다 2500억∼5000억원대 손실을 내왔다. 그러나 수익성을 개선해 직전 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줄인 뒤 이번 분기에 흑자로 돌아섰다.
쿠팡은 물류 혁신 기술과 공급망 최적화에 따른 ‘플라이휠 효과’가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플라이휠 효과는 초기 대규모 투자로 적자가 발생해도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성장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3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6조8383억원(분기 환율 1340.5원)을 달성해 원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핵심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제품 커머스 부문 매출은 28%, 쿠팡이츠 등 신성장 산업 분야 매출도 10% 늘었다. 신규 사업은 손실을 줄였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손실은 593억원으로 같은 기간 50%가량 감소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기술과 통합물류, 라스트마일(최종 배송단계)을 합한 물류 네트워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 결실을 봤다”며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로 수요를 예측해 신선제품 재고 손실을 지난해보다 50%가량 줄였다”고 말했다.
아마존 등 국내외 이커머스 시장이 경제활동 재개와 소비 둔화 등으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쿠팡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한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1799만2000명으로 7%, 1인당 고객 매출은 38만원으로 19% 늘었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쿠팡이 빠른 속도로 흑자 경영에 진입하면서 향후 이커머스 시장 재편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 점유율 상승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룬 업체는 쿠팡밖에 없다”며 “차별화된 배송서비스와 사업 수익화 개선 작업으로 온라인 유통의 주도권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쿠팡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1년 내 목표 주가를 30달러로 제시했다. 이날 쿠팡 주가는 전날보다 7.02% 하락한 16.29달러로 마감했으나, 장 마감 후 나온 흑자 소식에 시간 외 거래에서는 8.41% 상승한 17.66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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