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플러그뽑기’ 절전해서 한수원 이사?…숙박업자 논란끝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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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에너지 공기업 경영진에 에너지 분야와 크게 관련 없는 이력의 여권 인사들을 잇따라 내정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9일 (최 전 의원을 사장에 내정한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다음 주에 이사회, 다음달 초 주주총회를 열어 정식으로 선임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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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아닌 정치바람…한수원 사외이사, 모텔업자 선임
정부가 에너지 공기업 경영진에 에너지 분야와 크게 관련 없는 이력의 여권 인사들을 잇따라 내정하고 있다. 세계적 에너지 공급망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공기업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자리 챙겨주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 7월 임기가 끝난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 후임으로 최연혜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내정해 9일 공사 쪽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9일 (최 전 의원을 사장에 내정한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다음 주에 이사회, 다음달 초 주주총회를 열어 정식으로 선임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한국철도대학 총장과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지냈으나 에너지 분야에서는 특별한 이력이 없다.
지난달 임기가 만료된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후임에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때부터 2선을 한 정용기 전 의원이 내정돼 18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정 전 의원은 민주자유당 사무처 공채 직원 출신으로 국회에서는 행정안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뒤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상임특보를 맡아 윤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1일 원자력이나 전력 분야와 무관하게 포항에서 모텔과 주점을 운영하는 사업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수원에서 받아 공개한 자기소개서를 보면, 이 사외이사는 한수원이 변화하는 전력산업에 발맞춰 나가는 것과 관련된 자신의 활동으로 “운영 중인 숙박업소에서 숙소 내 에어컨 필터 청소, 미사용 플러그 뽑기 등을 실행하고 있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이 사외이사의 자기소개서나 직무기술서 어디에도 한수원의 업무와 관련한 전문성을 찾아볼 수 없어, 선임에 2017년 당시 자유한국당 포항 북구 당원협의회 디지털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지역 정치권과의 관계성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당 인사는 논란이 일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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