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동박 사업 호조에도 화학에 '발목'…3분기 영업익 70% 감소(종합)

박순엽 2022. 11. 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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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361억원…지난해 동기보다 69.5%↓
동박 사업 ‘호조’…북미·유럽 시장 공략 집중 계획
“올해 북미 공장부지 확정,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
화학 영업익은 87% 급감…“4분기엔 조금 나을 것”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SK그룹의 화학·소재 기업 SKC가 주력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용 동박 사업 호조에도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화학 사업 부진 여파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SKC는 동박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주력’ 동박 사업은 실적 개선…북미 공략 집중

SKC(011790)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5% 감소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가 추정한 영업이익 전망치 670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을 밑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2.9% 증가한 835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고, 당기순손실은 99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동박 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소재 사업의 3분기 실적은 탄탄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215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4% 늘어난 332억원을 기록했다. SKC 관계자는 “유럽 공급망 상황이 개선되고, 정읍 6공장이 가동되면서 (동박) 분기 판매량이 1만톤(t) 이상으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SKC는 4분기 고객사의 전기차 신차 출시 효과 등 전방시장의 수요 증가 기조가 이어져 분기 최대 동박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홍 SK넥실리스 대표는 “4분기 매출액은 3분기 기록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영업이익은 일부 일회성 비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증가 폭이) 제한적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C는 이날 동박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적용을 앞둔 배터리 업체를 고려, 북미 내 증설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KC는 북미 등 해외 증설과 관련해 올해와 내년 총 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IRA 등을 보면 배터리 업체들이 현지 생산한 배터리 소재 비중을 높여가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이 때문에 배터리 업체들의 현지 동박 생산 요구가 있었고, 이에 북미 현지에서 동박을 생산하고자 현지 법인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SK넥실리스는 연내 부지를 확정해 내년 상반기 중 현지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그는 이어 “SK넥실리스는 중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일반 동박과 달리 북미·유럽 시장에 공급하는 고품질·광폭·장조장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현지 수입 제품이나 경쟁사 제품과의 격차도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KC의 3분기 주요 이슈 (그래픽=SKC)
화학·반도체 소재 사업은 부진…필름 사업 매각 완료

SK피아이씨글로벌·SK피유코어를 중심으로 한 화학 사업은 3분기 영업익이 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7%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프로필렌옥사이드(PO) 제품 시장 가격의 약세가 이어진 탓이다. 고부가 제품인 프로필렌글리콜(PG)의 북미·유럽 판매를 늘리며 그나마 수익성을 유지했다는 게 SKC의 설명이다.

SKC솔믹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소재 사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55.3% 늘어난 1865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 줄어든 71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사 점유율 확대에 따라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시황이 부진하면서 수익성은 낮아졌다. SKC는 신규 인증 제품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최두환 SK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업별 4분기 실적을 추정하기란 쉽지 않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4분기엔 3분기보다는 조금 나은 수준의 실적을 거두리라고 기대한다”며 “화학 사업에서 제품 시황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프로필렌옥사이드(PO) 스프레드가 소폭 반등하고 프로필렌글리콜(PG) 판매가 늘어난다면 3분기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C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신사업 투자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기업의 모태였던 필름 사업을 매각한 뒤 남은 자금을 활용해 반도체와 배터리를 양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를 공고히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SKC는 이를 위해 올해 안에 필름 사업 부문 매각을 완료, 1조6000억여원의 자금을 추가 확보해 동박·반도체 글라스 기판 공장 착공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SKC는 △이사회 역량·구성 강화 △자기주식 취득 결정과 같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 ESG 경영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SKC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 맞서 재무 성과와 ESG 성과를 동시에 확대해 ‘글로벌 ESG 소재 솔루션 기업’을 향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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