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코치, "이민석, 김진욱, 최건 세 명 모두 터지면 진짜 대박" [오!쎈 인터뷰]
[OSEN=부산, 손찬익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캠프는 강도 높기로 악명이 높다. 얼리 워크는 오전 7시 30분에 시작된다. 러닝과 계단 뛰기는 그야말로 숨이 턱 막힐 정도다. 부임을 앞두고 "롯데 투수들을 A,B,C등급으로 나눈다면 A급 선수는 거의 없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돌직구를 날렸던 배영수 투수 코치는 선수들을 강하게 키우고 있다.
지난 9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배영수 코치는 "선수들이 건강한 몸이 된 느낌이라고 할까. 처음 봤을 때 부어 있었는데 부기가 빠진 것 같다"면서 "야구는 기술 훈련이 90%를 차지하는데 기술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드웨어가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기술을 빨리 습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훈련 강도에) 어느 정도 적응했는데 이제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열흘 정도 남았는데 기술 훈련의 비중을 늘릴 거다. 마지막 정립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개인 과제 시간을 많이 주는데 선수 개개인의 스타일에 맞게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롯데 투수들을 향해 돌직구를 날렸던 그는 "모 선수가 두산에 있는 동기에게 연락해서 제 스타일에 대해 물어봤는데 '시키는 거 다 하고 개기지 마라'고 했다더라. 저는 투수 코치로서 제가 해야 할 부분을 다 하는 스타일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제 스타일대로 끝까지 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배영수 코치는 "이름값보다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쓸 생각이다. 이기기 위해 그게 중요하다고 본다. 선수들의 사이클을 파악해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기용하겠다"고 했다. 또 "올 시즌 실적을 낸 투수들에겐 충분히 휴식을 줬다. 대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제가 생각하는 만큼 몸이 안 된다 싶으면 캠프 명단에서 뺄 거다. 캠프 첫날부터 100% 피칭이 가능하도록 몸을 만들어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민석(19), 김진욱(20), 최건(23)을 주목했다. "세 명 모두 터지면 진짜 대박"이라는 게 배영수 코치의 말이다. 그는 "세 선수 모두 지속성이 좋아진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마인드 문제라고 본다. 마운드 위에서 자기 확신이 생긴다면 정말 좋아질 거라 기대한다. 생각보다 능력이 아주 좋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배영수 코치는 이어 "김진욱과 이민석이 선발진에 합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두 선수가 선발로 나왔을 때 잘 끌어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할 경우 대미지가 생긴다. 그래서 이들이 등판할 때 롱릴리프를 준비시킬 생각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잘 던지면 좋겠지만 안 되는데 굳이 놔둘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 투수 2명과 박세웅 등 3선발까지 안정적인데 4,5선발이 나가면 1+1 전략을 가동할 수 있다. 팀내 롱릴리프 자원은 풍부하다. 선발 투수라고 반드시 5회까지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전력 강화 차원에서 베테랑 투수 김상수(34)와 윤명준(33)을 영입했다. 현역 시절 이들과 함께 했던 배영수 코치는 "제 생각에는 이름값에 맞는 야구를 하면 된다고 본다. 김상수는 40홀드를 달성했고 윤명준도 마무리 출신 아닌가. 명예 회복을 하라는 의미다. 그렇게 하면 팀은 잘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영수 코치는 선수들을 향해 "그라운드 안과 밖의 구분이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의미일까. "말 그대로 할 때 하고 쉴 때 쉬자는 의미다. 열심히 하면 도와주고 그렇지 않으면 집으로 가라고 할 거다. 코치로서 타협만 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제가 강하게만 시키는 건 아니다. 운동 선수가 하루에 최소 2시간은 힘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거 못 버티면 선수 아니다". 배영수 코치의 말이다.
또 '유망주가 많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투수 엔트리 중 한 명이 돼야 팀이 잘 돌아간다. 예를 들어 선발 5명, 필승조 3명 등 8명은 정해져 있다.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5명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5명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뎁스 차이를 줄이는 게 목표인데 그렇게 된다면 롯데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배영수 코치는 사직구장에 출근할 때마다 고 최동원 투수 동상을 보며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그는 "매일 선배님 동상 앞에서 '우리 투수들 잘 되게 도와주십시오'라고 기도하는데 선수들의 노력과 진심이 하늘에 닿아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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