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공화당은 이겼지만 트럼프는 졌다? [뉴스+]
‘레드웨이브’(공화당 압승)로 점쳐졌던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 밖 선전을 이어가며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근소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격차가 줄었고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과반을 지켜낼 가능성도 커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를 노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총 100석의 상원은 민주당 48석, 공화당 47석, 하원은 전체 의석 435석 중 민주당은 214석, 공화당은 221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CNN은 다만 개표가 진행 중인 네바다와 애리조나, 조지아 3곳의 판단은 보류했다.
숫자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2024년 대선에 도전하려고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가 많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 단위 선거까지 포함해서 300명 이상의 후보자를 지지했으며 30차례가량의 선거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들이 의회에 입성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입지가 커지고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후보들이 패배하거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선거 주요 격전지였던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공화당 메멧 오즈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리드를 가져가지 못하고 3% 정도 차이로 패했다. 오히려 당 예비선거에서 트럼프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정도로 공화당 내 반 트럼프 인사인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 주지사와 대선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압승을 거뒀다. 이런 결과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격노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에 당내에서도 벌써 트럼프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공화당 미래 사전에 트럼프 일가를 퇴출해야 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성하지만 본선 경쟁력은 떨어지는 후보들을 대거 밀었다는 비판이 크다. 이는 지난 8월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지난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상원 탈환이 쉽지 않다고 예견한 것이 현실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공화당의 정치자금 ‘큰손’으로 꼽히는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54) 최고경영자(CEO)는 중간선거 전 이미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그의 재선 소식을 부각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6월 디샌티스를 차기 대선 후보로 투표하고 싶다고 밝힌 적도 있다.
이에 공화당 전략가 리암 도너번은 “공화당은 트럼프가 그들의 운명에 마이너스 요소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화당원은 다시 그를 선택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미 대톨여 재선의 꿈을 접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트럼프는 오는 15일 중대발표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인데, 이런 선거 향방에도 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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