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 발송 요구에도 용산구에선 발송 안 돼…행안부 "굉장히 송구"

시 "용산구에 수차례 통화 시도에도 연결되지 않아"
김 본부장 "문제 철저히 점검해 개선 방안 만들어지도록 노력할 것"

용산구청이 이태원 참사 당일 재난 문자를 발송하라는 정부와 서울시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78분간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 본부장이 10일 "굉장히 송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3분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을 통해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 문자방송 송출(필요시)'이라는 상황 전파 메시지를 전송받았습니다.

시는 "당시 재난문자를 송출해야 하는 용산구에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또 오후 11시 27분에 용산구 재난 문자 담당자와 통화했으나, 여전히 재난 문자가 발송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시는 긴급한 상황임을 고려해 당일 오후 11시 56분 직접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용산구가 처음으로 재난 문자를 보낸 건 다음 날 오전 0시 11분입니다. 시는 29일 오후 11시 56분부터 다음 날 오전 4시 12분까지 7차례, 용산구는 다음 날 오전 0시 11분과 1시 37분 두 차례 재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재난 문자 발송이 늦어진 것에 대해 용산구청 측은 "담당 부서에 확인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윤석열 대통령 지시사항을 참사 당일 오후 11시 37분 전달받고 나서 다음 날 0시 16분에 재난정보관리시스템에서 정부 부처와 지자체 등에 통보하기까지 39분이 걸렸습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중대본 1본부 총괄조정관) / 사진 = 연합뉴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상황 자체가 워낙 급박하다 보니까 대통령 지시사항도 우선 언론 보도를 통해 전파가 됐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서 시간이 소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행안부가 운영하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은 상황전파시스템과 재난 문자방송 시스템 등 총 25개로 구성돼 있습니다. 시와 구 등 지자체 담당자가 전산망 접근 권한이 있으며, 상황 발생 시 해당 내용을 입력해 재난 문자를 송출합니다.

이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전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와 용산구에 재난 문자 발송을 지시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시 발송을 지시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본부장은 10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행안부 소관인 재난안전통신망,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 재난문자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문제점을 철저하게 점검해 개선방안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 본부장은 행안부가 내년부터 각 지자체에 사회재난 안전도를 진단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위험성을 사전에 진단하고 지역마다 다른 특성에 기초한 맞춤형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역의 위치, 도시화 정도에 따라 위험의 양상이 다르다"며 "위험 양상에 따라서 다른 처방과 다른 컨설팅을 통해 지역사회 전체의 안전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