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줄리앙 전’ 복잡한 세상을 자유롭고 단순하게

김은정(프리랜서) 2022. 11. 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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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사인처럼 단순한 형태는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다. 나 역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세계적인 언어로 디자인하고 싶다.”(-월간 ‘디자인’ 장 줄리앙 인터뷰 中)

‘Gate Keeper’ ⓒJean Jullien Studio
프랑스 출신의 작가는 세계적인 그래픽 아티스트이다. 그는 일러스트뿐 아니라 패션, 출판, 생활용품, 식음료,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심플하면서도 위트가 넘친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독창적인 작업 스타일을 갖고 있음은 물론이다. 사회적 이슈와 현대인들의 일상을 치밀하게 관찰해 특유의 풍부한 표정과 재치 있는 캐릭터로 그 상황을 위트 있게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장 줄리앙의 15년 이상 친구인 허재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기획했다. 작가의 100권의 스케치북과 회화, 조각, 영상 미디어 아트까지 약 10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장 줄리앙, 그의 이름은 낯설 수 있지만 작품만큼은 낯설지 않다. 전 세계 셀럽들의 SNS에서 그리고 수많은 브랜드에서 우리는 그의 작품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 활동은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시선의 관찰에서 시작된다. 디지털에 중독된 세태를 풍자한 일러스트나 월요병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정크푸드에 중독된 일러스트는 그의 예술적 접근 방식을 대변한다. 해서 그의 표현은 장난스럽지만 작품에 담긴 내용은 촌철살인이다.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지만 단순하고 자유롭게 표현한다. “나는 비판적인 성격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 놓기보다 불쾌한 것들을 유쾌하게 바꿔 사람들을 웃게 하고 싶다”(장 줄리앙)

전시장은 ‘100권의 스케치북’, ‘드로잉’ ‘모형에서 영상으로’, ‘가족’, ‘소셜 미디어’ 등 12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100권의 스케치북’은 작가가 연필을 잡는 방법을 익힌 순간부터 드로잉한 스케치북을 볼 수 있다. 스케치북을 채우는 습관은 작가가 평범한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가 됐다. 장 줄리앙은 항상 스케치북을 갖고 다니며 인상적인 순간을 기록한다. 그것을 통해 일상의 모든 것이 하나의 완성작을 탄생시키기 위한 영감의 원천이 된다. 오랜 시간 간직한 자신의 일기장 같은 수많은 스케치북 중 선정된 100권이 첫 공개된다. 작가는 “나의 주변을 관찰하고 타인과 소통하기에 드로잉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드로잉은 언어와 같다”고 말한다.

‘모형에서 영상으로’는 작가의 실험적 작업을 소개한다. 그는 ‘나의 기술적 능력은 한계가 있을지 몰라도 나의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다’며 확장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일상의 아름다움을 들여다 보는 재능. 그것엔 부모, 형제와의 유대감이 큰 몫을 차지한다. ‘가족’ 테마는 작품의 밑거름이 되어준 가족과 함께 했던 행복한 순간들을 추억하는 공간이다. 프랑스 레스코닐에는 그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이 있다. 집에 노란 테이블이 있는 공간은 작가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영감을 주는 특별한 곳이다. 또 전시에선 작품을 소개하는 매체, SNS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즐거운 일상에 대한 관찰,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를 포스팅한다. SNS는 작가에게 자신에 대한 논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공간이자, 아이디어와 표현 재료를 실험하는 탁월한 플랫폼이 되어준다. 전시장 곳곳에는 안내 문구부터 공간의 대형 벽화까지 작가의 작업물들이 가득하다. 특히 드로잉 작업물은 전시작과 아우러져 하나의 큰 작품처럼 보인다. 전시장 내부에 시트지처럼 감쪽같이 연출된 작가의 드로잉 작업물을 찾아보는 것도 관람의 특별한 재미이다.

장줄리앙 전 포스터(사진 ㈜지엔씨미디어)
Info 장소 DDP배움터 / 기간 ~2023년 1월8일 / 티켓 성인 2만 원, 청소년 1만5000원, 어린이 1만3000원 / 시간 월~일요일 10:00~20:00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지엔씨미디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53호 (22.11.0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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