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자들 ‘역대급’ 재산 감소…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줄어

이종섭 기자 2022. 11. 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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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100대 부자 명단 발표
중산산 농푸산취안 회장 부동의 1위
빅테크·부동산 재벌 눈에 띄는 재산 감소
중국 부자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중산산 농푸산취안 회장. 농푸산취안 홈페이지 캡처

올해 중국 100대 부자들의 총자산이 4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된 ‘제로(0)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중국 경제 상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9일(현지시간) 중국 100대 부자 명단을 발표하고 이들의 총자산이 9071억달러(약 1245조원)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사에 중국 100대 부자들의 총자산은 1조4800억달러(약 2031조원) 였다. 1년 새 자산 총액이 39%나 감소한 것이다. 이는 포브스가 20여년 전부터 중국 부자들의 자산을 추적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중국 부자들의 재산 감소에는 지난해 정부가 대형기술기업(빅테크) 등 민간기업을 집중 단속하고 부동산 규제를 강화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악제로 중국 경제 상황이 악화된 영향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포브스는 “지난 1년은 중국에 최근 수십년 중 가장 어려운 해 중 하나였다”며 “100대 부자 리스트에 포함된 부자들의 부의 파괴가 여러모로 컸고 5명 중 4명의 자산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고 전했다.

중국 부자들의 개인별 순위와 자산 변동 상황을 보면 생수 업체 농푸산취안의 중산산(鍾睒睒) 회장은 현재 자산이 623억달러로 1년 전 695억달러보다 5% 가량 줄었지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중 회장은 정부 규제나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생수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코로나19 진단 키트 등을 공급하는 제약업체에 투자를 해 다른 부자들에 비해 자산 감소 폭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2위도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창업자인 장이밍(張一鳴) 전 회장으로 순위 변동은 없었다. 다만 그의 자산은 49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7%(99억달러) 감소했다.

3위 역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업체 CATL(닝더스다이) 쩡위췬(曾毓群) 회장으로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그의 자산은 289억달러로 지난해(508억달러)보다 43%나 줄었다. 또 4위인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491억달러에서 234억달러로, 5위인 마윈(馬云) 전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415억달러에서 206억달러로 자산이 반토막 났다. 그 밖의 순위에서는 69위인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가든의 양후이옌(楊惠姸) 공동대표 재산이 지난해 278억달러에서 올해 49.1억 달러로 폭락했고, 지난해 44위를 차지했던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 회장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부동산 재벌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도 눈에 띈다.

포브스는 올해 중국 100대 부자 중에서 79명의 재산이 지난해보다 줄었고, 100대 부자의 최소 자산도 지난해 57억4000만달러에서 올해 35억달러로 문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중국 부자들의 재산 감소는 중국 후룬연구원이 지난 8일 발표한 ‘2022 중국 부호 명단’에서도 확인됐다. 이 명단에서 자산 50억위안(약 957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중국 부자는 모두 1305명으로 지난해보다 11%(16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룬연구원은 “24년간 부자 순위 명단을 발표한 이래 올해 재산 감소액이 최대폭을 기록했고 부자 수도 가장 많이 줄었다”면서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 부동산 시장 침체, 중국 주식 시장의 주가 하락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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