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망 피해 일반주거지역으로 파고든 유흥주점들

박하늘 기자 2022. 11. 1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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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천안 두정동 먹자골목에 유흥주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두정동 먹자골목은 일반주거지역으로 유흥주점이 들어설 수 없지만 이 업소들은 일반음식점과 공연장 등으로 허가받은 뒤 실상은 조명과 음향시설을 갖추고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클럽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두정동 먹자골목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클럽 등 유흥주점이 영업할 수 없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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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두정동 먹자골목, 일반주거지역으로 유흥주점 영업 불가
일반음식점 신고 후 외부노출 막으며 외국인 전용 클럽으로 운영
클럽 운영하는 스탠딩 공연장, 등록 취소 됐으나 되레 법원에 불복 소송
천안 두정동 먹자골목에 위치한 V주점 내부 모습. 스크린 앞 DJ가 틀어주는 음악에 맞춰 손님들이 테이블 사이에 일어서서 춤을 추고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천안]최근 천안 두정동 먹자골목에 유흥주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두정동 먹자골목은 일반주거지역으로 유흥주점이 들어설 수 없지만 이 업소들은 일반음식점과 공연장 등으로 허가받은 뒤 실상은 조명과 음향시설을 갖추고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클럽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업소들은 입구에 가드를 배치해 단속반의 진입 시간을 끄는 동안 업장 안을 정리하는 등의 수법으로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10일 제보자와 천안시 등에 따르면 천안 두정동 먹자골목의 한 빌딩에 위치한 V주점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돼 있지만 실제론 외국인 전용 클럽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전일보에 투고된 V주점의 내부를 찍은 동영상에는 화려한 조명과 DJ가 틀어주는 강한 비트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손님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테이블과 의자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일어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이 곳은 태국인 전용클럽으로 한국인 출입은 가능하지만 제한적이다. 태국인들은 이 곳을 '나이트클럽'으로 인식하고 있다. V주점을 자주 간다는 한 태국인은 "천안에서는 제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클럽이다. 가끔 가수들을 초청하는 날엔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며 "가수 등이 오는 날은 한국인 출입이 더 까다롭다. ID카드가 있는 태국인 친구 여럿의 검증을 받아야 한국인이 입장할 수 있다. 한번은 30분이나 걸렸다"고 했다. 핼러윈 주말이었던 지난 달 29일 V주점에는 태국의 유명가수 K모 씨가 공연자로 초청돼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두정동 먹자골목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클럽 편법영업 중인 R공연장. 이 곳은 지난 2020년 10월부터 스탠딩 공연장으로 등록돼 있다. 대전일보의 취재결과 R공연장은 입장료와 테이블 비용만 받고 주류는 공연장 주변 주점에서 결제해 반입하는 방식으로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주변 주점에서는 R공연장용 술은 테크아웃 컵에 따라서 포장해줘 술병은 공연장에 못 가져가도록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천안시는 R공연장의 운영행태가 유흥주점과 비슷하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답변에 따라 올해 6월 R공연장의 등록을 취소했다. R공연장은 이에 불복하고 곧바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아직 본안 소송은 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R공연장은 지금도 버젓이 운영 중이다.

두정동 먹자골목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클럽 등 유흥주점이 영업할 수 없는 지역이다. V주점은 약 10m 도로 하나를 두고 중학교와 맞닿아 있다. 이 주점들은 유흥주점이 내야 할 개별소비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천안시는 이 주점들에 대한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사를 통해 위법사항을 적발해야 하지만 신분을 공개하고 진입하는 통상적인 점검으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천안시 서북구청 관계자는 "지난 달 30일 V주점에서 핼러윈 파티가 열린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점검을 나갔다. 2개 조로 움직여 춤추는 행위를 포착하려 했으나 문 앞에서 시간이 끌리며 적발에는 실패했다"고 했다. R공연장도 지난해 거리두기 기간 단속반이 들이 닥치자 입구를 막아선 뒤 손님을 내보내 단속을 피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 이병하 시의원은 "기관 간 합동 단속 등 가능한 행정력을 동원해 불법, 편법 영업이 근절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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