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토부, GTX-C 노선 변경 시 적격성 검토 없어"

"사업 주요 내용 변경돼 민자적격성 검토해야…사후 조치 미비"

GTX-C 노선 도봉 구간 지상화 결사 반대 지역주민 1인 시위 현장. (도봉구 제공)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감사원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도봉 구간 지상화 계획 변경에 대한 감사 결과 국토교통부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한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를 작성·고시하는 과정에서 적격 검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사후 조치도 미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10일 GTX-C 노선 도봉 구간 지상화 계획 변경에 대한 공익 감사 결과 이같은 사실을 적발해 국토부 등에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고 사업 취지에 부합하는 실행 대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고 10일 밝혔다.

GTX-C노선은 수원을 기점으로 양주시 덕정역까지 약 74.8㎞에 이르는 민간투자방식의 수도권 광역급행열차다.

국토부는 지난 2020년 10월 '창동역∼도봉산' 구간을 포함해 '정부과천청사역∼도봉산' 구간 37.7㎞를 지하터널 신설하는 RFP 초안을 작성했다.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는 같은 해 11월 국토부에 지하터널 신설 구간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제안에 따라 '정부과천청사역∼창동역' 구간으로 RFP를 수정·변경하고 '창동역~도봉산역' 간 도봉 구간(5.4㎞)을 지상화하는 내용으로 RFP를 최종 고시했다.

그 후 민간사업자들이 정확한 신설 구간에 대해 질의하자 국토부는 면밀한 검토 없이 2021년 2월 신설구간은 '정부과천청사역∼창동역'까지이고, 창동역을 지나 '창동역∼도봉산 구간' 중 임의의 지점까지 신설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민간사업자들은 '정부과천청사역∼창동역'만 신설(지하터널)하고 '창동역∼도봉산 구간'은 지상 선로를 사용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도봉구는 이에 반발해 지난 1월 감사원에 해당 구간 지상화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창동역∼도봉산' 구간의 지상화는 소음·환경 피해 등과 직결되고 고시된 총사업비와 차이가 발생하는 등 사업의 주요 내용 변경에 해당돼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 등에 따라 민자 적격성을 검토해야 했다고 봤다.

국토부가 지난해 6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부터 지상화 제안을 받았을 때 민자 적격성에 대한 검토를 해야 했는데 검토 없이 실시 협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고, 추후 주민들의 민원 등이 이어지자 지난 3월 협상 중단, 지난 4월 PIMAC에 검토를 의뢰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 감사원은 2020년 11월 국토부의 RFP 초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통보했던 PIMAC가 '정부과천청사역∼창동역'으로 변경된 조치 결과를 알고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한국개발연구원장에 주의를 요구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