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한우물만 파는 젊은 과학자 지원 사업 신설
연간 2억원씩 최장 10년간 도전적 기초연구 지원...지역대학 연구역량 강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도 기초연구사업에 올해보다 487억원 늘어난 2조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젊은 과학자가 장기간 도전적인 연구를 한 우물만 팔 수 있도록 최대 10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기초연구 역량이 취약한 지방대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를 대폭 확대하고 기초연구사업에서 지방대 할당 규모를 더 늘리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도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11일부터 신규과제 공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교육부와 공동으로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사업을 꾸준히 확대한 결과 2017년 1조2600억원에서 2조5500억원으로 지원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었다.
2023년에는 ‘자율과 창의 중심의 기초연구 지원 및 인재양성’이라는 새로운 국정과제에 따라 자율성과 창의성 보장과 함께 국가 수요를 반영한 전략적 기초연구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고 과기정통부에서만 2022년보다 487억원이 증가한 2조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내년부터 유망한 젊은 연구자가 장기간 한 분야에서 도전적인 연구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최대 10년(5년+5년)간 지원하는 ‘한 우물 파기 기초연구’가 신설된다. 한국연구재단이 2011~2020년 노벨상 과학 부문 수상자 79명을 분석한 결과 수상자들이 수상 업적으로 이어진 연구를 시작한 나이는 평균 37.9%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연구자들은 박사후연구원을 하고 학교에 임용된 뒤 연구실을 설립하고 신규 연구비를 따다 보니 연구에 집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과기정통부는 박사학위 취득한 뒤 15년 이내인 대학 이공분야 교원(전임‧비전임)과 국공립‧정부출연‧민간연구소의 젊은 연구자들이 혁신적 기초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마다 2억원씩 최대 10년간 지원하는 연구사업 15개를 신설했다. 박사후연구자가 정부의 전략적 기초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간 7000만원씩 2년간 지원하는 해외 우수기관 연수를 지원하는 세종과학펠로십 국외연수 트랙을 신설하기로 했다.
국가전략기술 12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세계적 대학 연구그룹을 육성하는 혁신연구센터(IRC)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연간 50억원씩 10년간 지원하는 대형 기초연구 사업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집단 기초연구 예산을 줄이는 가운데 신설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집단 기초연구 중심인 IBS와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도 일부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 대학 기초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이 강화된다. 지역 균형 발전과 지속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지방대에 설립한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RLRC)를 4곳에서 23곳으로 늘린다. 특히 과제에 참여 중인 연구원을 참여기업이 채용할 경우 인건비를 기업의 현금부담금으로 인정하는 등 대학의 지역거점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역 대학 소규모 연구그룹을 지원하는 융합형 기초연구실 사업을 선정할 때 지역 대학 할당 규모를 현재 30%에서 40%로 올린다.
국내대학에 처음 임용되는 나이가 올라가면서 신진연구자 자격 조건도 손을 본다. 우수신진연구와 생애 첫 연구 지원 사업에는 기존에는 ‘박사학위 취득 후 7년 이내 또는 만 39세 이하’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최초 조교수 이상의 직위로 임용된 지 5년 이내인 국내대학 소속 전임교원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자격 제한을 완화했다.
신규과제 접수ㆍ선정평가ㆍ협약에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을 전면 도입한다. 연구자 중심의 표준화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의 연차점검과 중간점검을 폐지하여 연구자의 자율성과 연구 편의성을 한층 증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도전적인 기초연구를 확대하기 위해 연구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시로 경청하기 위한 다양한 채널을 구축하고 연구자의 의견을 반영한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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