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최대 패자는 트럼프…그렇다면 승자는?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의 정치 지형을 재편하는 11·8 중간선거 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와 패자는 누구일까.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공화당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권 가도를 밟게 됐다며 그를 진정한 승자로 뽑았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패자로 분류됐다.
◇공화당 대권 잠룡 론 디샌티스, 이견 없는 승자
단연 이번 중간선거에서 최고의 승자로 꼽히는 인물은 공화당의 디샌티스 주지사다. 재선에 성공하면서 공화당 내에서 입지를 다졌을 뿐만 아니라 2024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당선이 확실해지자 "우리는 선거에서 승리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 지도를 다시 썼다"며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4년 동안 여러분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지난달 23일 ABC뉴스/입소스가 공화당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공화당의 미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은 이들은 64%에 그쳤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예일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나왔고, 해군에 입대해 이라크 전쟁, 관타나모 기지 등에서 복무했다. 지난 2012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플로리다 6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에 입성했다. 이후 2014년, 2016년에도 하원의원으로 뽑혔고, 지난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가뿐히 승리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2.0'이라고 불리며 합리적인 트럼프주의자로 유명하다. LGBTQ(성 소수자) 교육 금지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임신 15주 이상이면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보수적인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024년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출마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아 경선에 나올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 민주당의 조시 샤피로…트럼프 반사이익 본 승자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한 민주당의 조시 샤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반사 이익을 얻은 숨은 승자다.
'트럼프보다 더 트럼프 같다'는 평을 받는 공화당의 더그 매스트리아노 후보와 맞붙었지만, 샤피로 후보가 득표율 55.9%로 여유롭게 승리했다.
샤피로 후보가 승리한 데는 '안티 마가(Anti-MAGA)' 세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란 2020 대선 조작설을 옹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을 뜻한다.
군 장교 출신인 매스트리아노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강력하게 '2020년 대선 음모론'과 '대선 조작설'을 퍼뜨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지난해 1월 해당 집회에 참석한 강경한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졌다.
◇트럼프·'MAGA' 등에 업고 승리한 女 정치인들
샤피로 후보가 안티 마가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됐다면, 극우 마가 세력을 등에 업은 이들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광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조지아주 하원의원과 '트럼프의 입'이라 불린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 후보다.
애초 그린 의원은 무난하게 재선에 승리할 것으로 관측됐다. 조지아주 자체가 공화당 우세 지역이고 14구의 경우 더 그러하기 때문.
'여자 트럼프'라고 불리는 그린 의원은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QAnon)'의 추종자로, 의회 입성 전 그는 페이스북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머리에 총을 쏴야 한다'는 댓글과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을 교수형 시켜야 한다'는 댓글에 동조했다.
또 '2020년 대선 음모론'을 지지하는 등 극단적인 우파 성향을 보이고 백인 민족주의 회의에서 연설했다는 이유 등으로 모든 상임위원직에서 박탈당했다.
샌더스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보비서 겸 소통수석을 맡았다. 아칸소주 최초 여성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의 아버지 역시 아칸소 주지사(1996~2007) 출신이다.
샌더스 후보는 조지 W. 행정부에서 2년간 일했으며 트럼프 정부에서 2년간 백악관 공보비서로 지내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그 역시 지난 2020년 대선 선거 결과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트럼프파' 중 한 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그는 무난하게 당내 아칸소 주지사 후보로 선정됐다고 CNN은 전했다.
◇최대 패자엔 트럼프…영향력만큼 역풍 맞았다
이처럼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긍정·부정 양방향으로 영향을 끼쳤는데, 정작 그 스스로는 이번 선거의 최대 패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330명 이상에 대해 지지 선언을 한 것은 물론 직접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나선 것이 오히려 악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극우 마가 공화당 심판론'을 내세워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를 줬다는 것.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재선을 확정 지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디샌티스 주지사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 선거로 디샌티스 주지사가 '명백한 승자'가 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 번째 대선 도전은 사실상 좌절될 공산이 크다.
◇선거勝·하원의장 유력한데…매카시, 패자로 분류된 이유는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사실상 패자가 된 인물도 있다. 현재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은 캘리포니아주 20지구에서 67.6% 득표율로 가뿐하게 승리를 거뒀다.
아울러 공화당의 하원 장악이 확실시되면서,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하원의장은 관례적으로 하원 다수당의 원내대표가 맡기 때문이다.
그러나 CNN은 "그가 당을 끌게 될 경우 직면하게 될 곤경을 생각해보라"고 전했다.
매카시 의원은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인사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대 패자로 분류되는 만큼, 공화당은 물론 하원에서 그가 이전 하원의장과 같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하원의장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과반(218석)이 필요한데 민주당과 의석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공화당 내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하원의원이 아니더라도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고, 실제로 지난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연임을 도전했을 때 이에 반발한 민주당 내 의원이 상원의원인 태미 더크워스에게 표를 던지기도 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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