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환불중단’ 머지포인트 설립자 남매 실형 선고

권남희 대표 징역 4년, 권보군 CSO 징역 8년
재판부 “사기 피해액 크고 피해자만 10만명”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 연합뉴스

대규모 환불중단 사태를 야기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공동 설립자인 남매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성보기 부장판사)는 10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머지플러스 권남희 대표(38)와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35)에게 각각 징역 4년과 8년을 선고했다. 머지플러스 주식회사에 대해서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권 CSO에 대해 53억3165만5903원, 권 대표에 대해 7억1615만7593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권 대표가 사기 행위에 가담한 시기를 2020년 11월1일부터로 봤다. 이전의 행각은 권 CSO에만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권씨 남매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8월까지 회사 적자가 누적돼 사업중단 위기에 처했는데도 소비자 57만 명에게 머지머니 2521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액면가보다 할인된 머지포인트 상품권을 결제하면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머지머니를 충전해주는 방식이었다.

재판부는 “서비스의 특징인 20% 할인 구매가 영속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데 이를 속였다”며 “20% 할인 방법이 다른 기술을 사용해 원가를 절감한 게 아니고 피고인들이 적자를 감내하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기 피해액이 크고 피해자가 10만명”이라고 실형을 선고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기소 당시 머지포인트 매수자의 피해액은 751억원, 머지포인트 제휴사 피해액은 253억원으로 총 100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산정했다. 권 대표 남매는 법인자금 일부를 신용카드 대금이나 가족생활비, 주식투자, 교회헌금, 차량리스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