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학생 주요부위 '툭'…합의금 2000만원 준 교사, 법원 판단은

지난해 3월 남학생 복장 지적한 A교사
주요부위 스쳐…"성적 수치심 느꼈다"
교육청 징계위원회, 감봉 3개월 징계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학교에서 남학생의 복장을 지적하며 주요 신체 부위를 손으로 건드린 교사가 감봉 처분을 받자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10일 인천지법 행정1-3부는 인천 모 고등학교 교사인 A씨가 인천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감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인천시교육감이 지난해 10월 A씨에게 내린 감봉 3개월 처분을 취소한다고 명령했다.

앞서 지난해 3월 23일 부장 교사인 A씨는 점심시간에 학교 정문 인근에서 체육복을 허리에 두른 피해 남학생 B군을 불러 복장을 지적했다.

이에 B군은 “추워서 체육복을 둘렀다”고 답했고, A씨는 “남자는 좀 시원해도 괜찮다”고 훈계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군의 주요 부위를 손으로 건드리고 말았다.

B군이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A씨는 “만약 그랬다면 미안하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동생애자를 제일 혐오한다”고 소리까지 친 B군은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이 들었다”면서 학교 측에 A씨를 신고했다. 교내 성고충심의위원회는 A교사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인천시교육청 징계위원회는 국가공무원법상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A씨에게 정직 1개월을 통보했다. 소청 심사 끝엔 감봉 3개월로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

그러나 A씨는 이같은 결정에 억울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재판에서 “의도적으로 학생의 주요 부위를 친 적이 없다”며 “손이 부딪혔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 도의적인 차원에서 B군에게 사과도 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이번 징계로 5년간 승진이 제한되고 B군에게 2000만원을 지급해 합의한 사실도 고려하면 정직 3개월은 지나치게 과한 처분”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은 A씨의 행위가 의도하지 않은 실수인데다 가벼운 비위에 해당해 감봉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그런 행동이나 발언을 한 사실은 있지만 고의로 B군의 주요부위를 만지거나 성희롱을 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량한 복장 부위를 손으로 건드리다가 의도치 않게 B군의 주요부위를 접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행위는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상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가벼운 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며 “기준에 따르면 견책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권혜미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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