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판시장 5조 규모로 커졌는데 법은 20년째 그대로...개정 필요하다"

이정은 2022. 11. 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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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0주년 기념 방문판매법 개정 심포지엄이 한국소비자법학회,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주최로 9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2층 오키드룸에서 열렸다. 이병준 한국소비자법학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창립 20주년 기념 방문판매법 개정 심포지엄이 한국소비자법학회,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주최로 9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2층 오키드룸에서 열렸다. 이병준 한국소비자법학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창립 20주년 기념 방문판매법 개정 심포지엄이 한국소비자법학회,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주최로 9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2층 오키드룸에서 열렸다. 이병준 한국소비자법학회 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창립 20주년 기념 방문판매법 개정 심포지엄이 한국소비자법학회,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주최로 9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2층 오키드룸에서 열렸다. 한상린 한양대학교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창립 20주년 기념 방문판매법 개정 심포지엄이 한국소비자법학회,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주최로 9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2층 오키드룸에서 열렸다. 한상린 한양대학교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직접판매시장 규모는 5조원 규모로 성장했는데, 관련 규제 법안은 그대로다. 온라인·모바일 채널 등이 부상하면서 유통산업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방문판매법 개정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법학회는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이번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관기관과 학계와 언론, 산업 종사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이병준 한국소비자법학회 회장(한국외대 교수)은 개회사에서 "양 공제조합은 법률상으로는 피해 구제 및 피해 보상 기구로써 위상을 갖고 있지만 더 나아가 법률적인 구제내용을 충실히 실현할 수 있도록 했다"며 "또 자율규제 기구의 역할도 수행하면서 산업의 건전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장은 축사에서 "공제조합이 있기 전에는 소비자가 피해를 입더라도 구제받기가 쉽지 않았다"며 "조합과 회원사들의 노력 덕에 직접판매시장 신뢰도가 재고될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의원도 축사에서 "방문판매가 과거 옥장판 사건이나 피라미드 등으로 대단히 폄훼됐고, 안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는 연 5조원의 매출, 800만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적인 시선이나 제도권 밖 불법적인 시선은 극복해나갈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맞춰 새로운 옷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국회차원에서도 규제를 개선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제1부 기조강연으로 한상린 한양대 교수가 '직접판매산업의 성장과 공제조합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한 교수는 "직접판매시장 규모는 전세계 1860억 달러 규모"라며 "미국(426억7000만달러)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어 한국(194억2000만 달러)이 두번째로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0위 정도인데 직접판매시장 규모는 2위"라며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특성이나 직접판매사업을 하기에 적합한,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 아닌가 생각해볼만 하다"고 지적했다.

■9조원 생산유발, 7만명 고용창출
국내 직접판매 시장은 현재 시장 규모가 5조원 규모다.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3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지금까지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한 교수는 "직접판매시장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모두 비슷하다"며 "다만, 온라인유통은 2016년부터 급성장하고 있다. 그때부터 시장이 재편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뿐만 아니라 직접판매유통시장은 지난 2012년만해도 유통시장 전체의 2.2%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기준 1.3%로 쪼그라들었다.

한 교수는 "온라인 유통이 성장했기 때문이고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접판매 시장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는 판단이다.

한 교수는 "지난 2017년 기준 약 9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뒀으며, 취업에서도 7만명 정도 고용창출효과를 냈다"며 "이처럼 국가경제에 크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아쉽게도 2017년 이후부터는 시장 자체가 정체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긍정적인 영향력도 크게 늘어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한 교수는 업계에 제품 경쟁력이 가장 우선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정보기술 활용과 디지털 전환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예로 메타버스나 라이브커머스(라방) 등을 들었다.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윤리경영 실천에 실질적으로 앞장서야 할 것도 강조했다.

이어 한 교수는 양 조합이 공동으로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소비자 및 판매원을 대상으로 한 다단계판매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올해 7월 1~19일 전국 15개시도 소비자 2000명과 판매원 30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 교수는 "다단계 판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다소 낮아졌으나, TV·언론에 비친 다단계 판매 모습은 여전히 부정적인 편"이라고 짚었다. 다단계 제품 구입을 꺼려하는 주요 이유로는 '한번 구입하면 계속 구입 강요 받을 것(64.1%)' '그냥 다단계 제품이라서(39.1%)'가 기존 조사와 동일하게 높게 나타났다.

한 교수는 "다단계 제품 이용에 있어 방해되는 요소인 불법 피라미드 단속·처벌과 소비자 피해를 근절시키는 노력을 통한 부정적 인식 및 이미지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후원수당 높이고 상품 가격제한 삭제해야
2부에서는 방문판매법 규제의 합리적 개선방안을 위해 제1주제로 연세대 서종희 교수가 '후원수당의 지급기준 35%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2주제로 경기대 김세준 교수가 '방문판매법 및 하위법령에서의 주요 쟁점과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후원수당은 다단계판매업자가 판매원에게 판매 활동을 장려하거나 보상하기 위해 지급하는 보상이다. 현행 방문판매법은 상품 가격 합계액의 35%를 초과해 후원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서 교수는 "후원 수당의 지급비율은 1995년에 신설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그 비율은 사실상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정한 왜 35%인지에 대한 입법 이유가 없었다. 막연하거나 객관적이지 않으면 일몰규제가 맞는데, 일률적인 비율을 지정해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변동비율제를 대안 중 하나로 제시했다.

서 교수는 "변동 비율로 매년(또는 2년씩) 올리면서 '역효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져볼 수 있다. 비율을 늘렸을때 편익이 늘어나는 것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김 교수는 △후원 수당 기준 변경을 위한 통지기간의 개정방안 △다단계 판매원의 청약철회 기간 △개별재화의 가격제한 △다단계판매 용어의 변경을 중심으로 개선점을 제한했다.

그는 "160만원이라는 개별재화의 가격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 규정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격의 상한을 증액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느정도 증액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현행법에서는 동일한 규제방식을 택하는 이상 마찬가지의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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