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막에 세워질 '700조' 미래도시…네옴시티 ‘더 라인’을 만나다
삼성물산·현대건설 ‘더 라인’ 터널 공사 착수…우리 기업 수주 기대감↑
(타부크=뉴스1) 신현우 기자 = #. 지난 7일(현지시간) 차량에 탑승한 채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타부크(Tabuk)에서 홍해에 접한 샤르마(Sharma)까지 이어진 8784도로에 들어섰다. 이 길은 네옴시티 더 라인에 물자·인력을 공급하는 큰 줄기로, 실제 여기서 뻗어나간 곁가지가 사업지로 이어진다. 붉은 모래의 화성을 연상케 하듯 켜켜이 쌓인 퇴적층 사이로 난 도로를 수십대의 덤프트럭과 화물차들이 줄지어 달리자 모래바람이 사방으로 일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한켠에선 불도저와 굴삭기가 굉음과 희뿌연 매연을 연신 토해냈다. 굴삭기로 깊게 파낸 흙은 성벽처럼 주변을 둘러싸 화산 분화구와 같았다. 올라타 있던 차량이 속도를 내며 도로를 달리자 점으로 보이던 분화구는 어느새 선이 됐다. 타부크에서부터 홍해까지 이어지는 길이 170㎞의 직선도시 네옴시티 ‘더 라인’의 미래가 상상되는 순간이었다.
사우디 네옴시티 ‘더 라인’ 터널 현장이 최근 발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천문학적인 사업비와 비현실적인 콘셉트로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던 네옴시티 더 라인의 포문을 사실상 연 것이다.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는 네옴시티를 사우디 현지에서 흐릿하게나마 마주할 수 있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타부크주 약 2만6500㎢ 부지에 사우디~이집트~요르단에 걸쳐 미래형 산업·주거·관광특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로, 2030년까지 4~5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발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134억달러 규모가 발주된 상태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총사업비를 1조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은 △높이 500m 유리벽 건물을 170㎞의 직선으로 늘어세워 짓는 친환경 도시 ‘더 라인’ △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산악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이다.
그중 더 라인의 경우 주택·공원·마리나·미술관 등의 시설을 비롯해 스마트팜·자율주행차·플로팅 아일랜드 등 첨단기술이 집약된 곳으로 구상됐다. 오는 2030년 100만명의 거주를 목표로 한다. 최종적으로 도시가 완성되면 900만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렉 캇두미 네옴 도시계획 수석 디렉터는 “오염·과밀 등으로 더는 도시가 진보하기 어려워졌다”며 “우리의 경우 (더 라인을) 높게만 짓지 않고 그 안에 공원·주거·거리 등 3차원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고 자연은 오직 2%만 훼손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라인의 경우 최종적으로 900만명의 사람을 수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여러 층에 나뉘어 있으나 고속철과 자율주행차 등을 이용해 5분 만에 병원·미술관 등에 닿을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네옴시티 더 라인 지하에 고속·화물 철도 서비스를 위한 터널을 뚫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구간은 라인 터널의 허리(척추)에 해당하는 곳으로 불린다. 총 28㎞ 중 12.5㎞다. 다른 일반 사막 구간과 달리 산악지역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 공사 기간은 2025년 12월까지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액은 약 1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환경적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물자 조달 등이 쉽지 않아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 속에서 여타 국가의 건설업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보다 사업 진척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사 기간이 상당히 짧은 사업인데 발주처에서 품질을 유지한 채 이 조건을 맞출 수 있는 곳으로 한국 기업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의 수주 확대 가능성도 전망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네옴시티 CEO와 만난 자리에서 혁신기업·미래에 대한 야심 있는 기업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네옴시티 CEO는 아시아권에서 (네옴시티) 설명회를 할 경우 한국을 가장 먼저 찾을 것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살레 빈 나세르 알 자세르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은 “한국 기업들이 지금도 사우디 사업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이 사우디에 기술을 적용할 기회를 더 많이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 기업의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hwsh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2살 아이 데리고, 고3 제자와 불륜 여교사…"속옷엔 체액까지" 충격
- "모텔 잡으란 최민환, 업소 익숙…성매매 강력 의심" 성범죄 변호사도 충격
- 브로치만 1억5000만원…지드래곤, 억 소리나는 '유퀴즈 패션'
- 23기 정숙, 조건만남 빙자한 절도범? '나솔' 측 "확인 중"
- "똥오줌 치우는 김동성…폼은 쇼트트랙이라고" 아내 인민정 근황 공개
- 한소희, 94년생 아닌 93년생이었다 "母 수배로 학업 1년 중단 탓"
- 지하철서 맞은편에 불빛 쏜 노인…"젊은 여성 상대로만 하는 듯"[영상]
- "트리플스타에 37억 전셋집도 해줬는데…지인들과 잠자리 요구" 이혼 전말
- '나솔' 23기 서울대 영식 "항상 26살 여친만 만나…꿈 있는 나이가 좋아"
- 길가는 여성 '바짝' 쫓은 남성…"저 사람 이상하죠?" 따라가 지켜준 시민[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