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 시 기업 비용 증가…중소기업이 더 피해"

장민권 2022. 11. 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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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국민의힘이 납품단가연동제 법안을 당론 발의해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고물가 시대에서 납품단가연동제의 강제적 법제화는 경제적·법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제도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납품단가연동제 정책토론회'에서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납품단가연동제는 시장경제의 핵심인 가격을 직접 규제해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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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여당인 국민의힘이 납품단가연동제 법안을 당론 발의해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고물가 시대에서 납품단가연동제의 강제적 법제화는 경제적·법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제도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납품단가연동제 정책토론회'에서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납품단가연동제는 시장경제의 핵심인 가격을 직접 규제해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납품단가연동제에 따른 산업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인위적·강제적 법제화 보다는 납품단가연동제 실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통해 납품단가연동계약을 자율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납품단가연동제는 계약 이후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납품단가에서 보전해 주는 제도다.

조인숙 연세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론적으로 납품단가연동제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고, 비용 상승에 따른 이익 축소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납품가격 결정은 사적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원자재 가격을 연동하는 해외입법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며 "미국, 독일 등에서는 정부 조달계약 등에 대한 가격조정을 권장하지만, 법적으로 강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납품단가연동제가 산업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계약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일부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시행 중인 납품대금연동제 시범사업이 산업현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이후에 연동제 관련 정책을 설계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태 영산대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납품단가연동제를 법제화해서 의무화하는 것은 관련 법률이 보장한 계약당사자의 대등한 법적 지위와 민사법상 계약자유의 원칙과 같은 계약의 일반원칙을 위반한다"며 "사적자치와 경제자유의 원칙, 과잉금지,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 침해금지, 평등권 침해금지 등 헌법상 일반원칙도 위반하는 등 심각한 법률적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현행 납품단가 조정협의 제도를 개선해서 활성화시키는 것이 납품단가 조정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 “조정제도의 절차를 단축하고 요건을 완화하는 한편, 관련 부처는 중소기업 대상 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위법행위를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납품단가연동제로 대기업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중간재화로 사용하는 중소기업의 생산비용도 상승하게 된다”며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재화로 대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실장은 “결국 납품단가연동제를 도입하면 국내 산업생태계가 오히려 취약해지고, 일자리도 감소하게 될 것”이라면서 "더욱이 소비자가격이 인상이 소비 감소와 경기 둔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고물가 시대에 매우 부적합한 정책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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