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 “독립운동가 영면한 망우역사문화공원 와보세요”

[서울&] 망우역사문화공원이 인문학적 가치를 품은 역사문화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랑구가 2020년 서울시로부터 망우리공원의 관리권을 이관 받고 이듬해 전담부서인 망우리공원과를 신설해 행정력을 집중한 결과다.

공원 입구에서 주민들을 가장 먼저 맞는 중랑망우공간은 공원의 랜드마크다. 지상 2층 연면적 1247제곱미터(약 377평) 규모로 카페, 전망대, 전시관, 교육실 등을 갖추고 지난 4월 개관해 건축 우수상과 시민공감특별상, 서울시 미디어파사드 콘텐츠 분야 우수상을 받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곳에서 공원에 영면한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특별기획전부터 역사적인 문인들의 작품을 캘리그라피로 재해석한 전시, 국어학자를 소개하는 기획전시까지 열렸다. 지난 9월에는 전문 영화감독과 시민 영화감독이 제작한 영화를 상영하는 ‘망우별빛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망우공간을 지나면 공원의 시작점인 유명인사 인물가벽이 나온다. 애국지사 한용운, 오세창, 문일평, 방정환 등을 비롯해 지석영, 이중섭, 박인환 등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이끌어간 선구자들이 한 곳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관순 열사를 가장 가깝게 추모할 수 있는 이태원묘지 무연분묘합장묘역과 방정환 묘역 등에서는 매년 추모행사가 열린다. 구는 ‘유명인사 묘역 기억 공간화 사업’으로 각 묘역의 진입로와 노후시설을 정비하고 묘역 주변에 연보비, QR코드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역사성을 지닌 다양한 상징물들을 추가하고 있다.

망우역사문화공원 입구에 있는 중랑망우공간 전경. 중랑구청 제공

이에 더해 근현대 유명인사의 묘역을 주민들이 일대일로 맡아 보살피는 ‘영원한 기억봉사단’도 운영하고 있다. 봉사단은 58개 단체 317명 규모로 안장된 근현대사 역사인물 80여명의 묘소를 돌보고 그들의 발자취를 널리 알리고 있다.

공원 접근성도 강화했다. 작년 9월부터 버스정류소를 신설, 공원 진입로에 가까운 정류소가 없어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불편을 개선했다.

지난 7일에는 서울역사박물관 운영위원회 위원장 유홍준 교수와 위원들이 공원을 찾아 중랑망우공간을 둘러보고 주요 인물들의 묘역을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홍준 교수는 지난 10월 25일 출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2권에서 '망우리 별곡'을 주제로 공동묘지에서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의 변모 과정을 담은 바 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망우역사문화공원은 대한민국 근현대사 인물들의 역사를 지니고 울창한 숲과 산책로를 갖춘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소중한 자원”이라며 “앞으로도 공원을 자연과 공존하는 생명의 장소, 삶의 근심을 잊는 치유의 공간, 과거를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역사 공간으로 조성해 소중한 보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동구 서울& 온라인팀장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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