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 규모 ‘라임 사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징역 20년 확정
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사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48억원, 추징금 18억1770만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라임은 2017년 펀드 투자금과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금으로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했다. 이 펀드 중 일부에서 부실이 발생했음에도 이 전 사장은 이를 숨기고 펀드 판매를 계속하다 환매중단 사태를 초래해 라임과 투자자들에 큰 손실을 끼쳤다.
이 전 사장은 미공개 중요 정보를 미리 접한 뒤 주식을 대량 매도해 10억여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도 받았다. 라임이 투자한 회사가 큰 손해를 입어 환매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무역펀드에 투자하겠다며 유치한 신규 투자자금을 환매대금으로 사용하는 등 ‘펀드 돌려막기’를 한 혐의도 있다.
이 전 부사장은 부실펀드 판매 혐의와 펀드 돌려막기 혐의로 2개의 1심 재판을 받았다. 두 재판에서 선고된 형량은 총 징역 25년과 벌금 43억원, 추징금 15억여원이었다.
2심에서 두 재판이 병합됐다. 그 결과 징역형은 줄고 벌금과 추징액은 늘었다. 2심 재판부는 “라임 사태로 인한 피해자가 700여명에 달하고 피해금액은 2000억 여원에 이른다”며 “라임은 물론 그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피해와 고통을 야기하고 금융회사의 투명성·공정성·신뢰를 현저히 훼손한만큼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대법원도 이날 “원심의 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고, 피고인의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상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지도 않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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