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국내 선거 끝내고 이제 외교무대로…G20 주목

강민경 기자 김정률 기자 이서영 기자 정윤미 기자 김민수 기자 2022. 11. 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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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올해 두 번째 아시아 순방…한미일 정상회담서 북한 문제 논의
시진핑, 우호국과 결속 다지기 나서…내달 사우디도 간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민경 김정률 이서영 정윤미 김민수 기자 = 미중 정상들이 국내 선거와 내부 정비를 마치고 세계 무대로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두 정상이 참석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대면 회담이 성사될지 이목이 쏠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예상 밖 성적으로 고무된 상태에서 본격적인 다자 외교에 나선다. 특히 올해 두 번째 아시아 순방에 나서며 물가 대응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미뤄뒀던 중국과 대만, 북한 관련 사안을 본격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연임을 확정하며 장기집권체제를 다진 뒤 이미 정상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주에는 베이징을 찾아온 탄자니아·파키스탄·베트남·독일 정상과 잇따라 회동하는 등 빡빡한 외교일정을 소화하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바이든 올해 두 번째 아시아 순방…한미일 정상회담서 북한 문제 논의

바이든 대통령은 11일부터 해외를 종횡무진 누빌 예정이다. 이날에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차 이집트를 방문한다. 12일부터는 올해 두 번째 아시아 순방이 시작된다. 12~13일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동아시아 정상회의에,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특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공개적으로 중국 편을 들고 나선 아세안 지도자들을 달랠 묘수를 찾아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치열한 전략 경쟁 속에서 동남아와 빈번한 정상급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견제할지도 관건이다.

한미일 3국 정상이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국제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북핵 문제도 테이블에 오른다. 미국 백악관은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미국·일본 3국 정상이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주 연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한반도에서의 위기를 키우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3국 정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의해 제기되는 지속적인 위협을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이래 약 5개월만이다.

◇G20서 미중 첫 대면회담 성사될까

현재 백악관은 중국 측과 미중 대면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시 주석과의 대화에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나면 대만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저는 각자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그가 생각하는 중국의 핵심 국가이익과 내가 아는 미국의 핵심 이익을 서로 이해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것(미중의 핵심이익)들이 서로 충돌하는지, 만약 그것들이 서로 충돌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풀어갈지를 알아보고 싶다"며 "중국과 대만을 논의할 것으로 확신하며 공정 무역, 중국과 역내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포함한 여러 이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에게 대만을 공격하면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그(시 주석과) 그러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시 주석과 중국이 보유한 핵무기의 위치와 숫자 등 핵 군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진핑, 우호국과 결속 다지기 나서…내달 사우디도 간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줄곧 국내에서만 머무르던 시진핑 주석은 최근 중국의 입지 강화를 위해 직접 세계 무대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CNN은 시 주석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탄자니아, 파키스탄, 베트남, 독일 정상과 잇달아 회담한 것을 급격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CNN은 특히 시 주석이 약 3년만에 주요 7개국(G7) 지도자 중 하나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난 것에 대해 유럽연합(EU) 내 반중국 연대를 약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숄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핵무기 사용에 반대하고 유라시아 핵 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시 주석이 명확한 레드라인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시 주석이 다가오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독일과 중국의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연구원은 시 주석은 "중국이 여전히 세계에 헌신하고 있으며 적절한 지도력을 발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이 12월 둘째 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양국 관리들이 시 주석과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간 정상회담에 대한 세부 내용을 마무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WSJ는 이번 회담은 미국이 오랫 동안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해온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고, 석유가 풍부한 사우디와 미국의 최대 경쟁국 간에 유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2년8개월 만에 해외 순방을 재개했다. 당초 시 주석은 지난 4월과 8월에도 사우디를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 주석이 집권 3기를 맞아 사우디 방문을 결정한 것은 미국을 강하게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윤선 연구원은 "시 주석은 3년 가까이 고립돼 있다가 다시 세계 무대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회하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분석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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