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시원해도 돼" 주요부위 건드린 교사…법원 "감봉은 부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학생의 복장을 지적하며 주요 신체 부위를 손으로 건드린 교사에 대한 감봉 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행정 1-3부는 인천 모 고등학교 교사 A씨가 인천시 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감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하고 "감봉 3개월 처분을 취소한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23일 인천시 모 고등학교 점심시간에 정문 지도 중 친구의 체육복을 허리에 두르고 있던 B군의 복장을 지적했다. 그는 "남자는 좀 시원해도 괜찮다"고 말하며 B군의 주요 부위를 건드렸다.

B군은 A씨의 신체적 접촉에 대해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이 들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A씨는 "의도는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미안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B군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이면서 "나는 동성의 스킨십을 싫어한다. 제일 혐오하는 것이 동성애자다"라며 가까이 오지 말라고 소리쳤다.

결국 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는 A씨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 지난해 9월14일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소청 심사를 청구했고, 교원소청심사위에서 A씨의 행위는 성희롱은 아니지만 단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의도적으로 B군의 주요 부위를 친 사실이 없다"며 "다만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이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어, 도의적인 차원에서 사과했을 뿐 실제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다른 학생 역시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감봉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당시 현장을 목격한 B군의 친구는 B군이 학교에 불만을 품던 중 A씨로부터 지적받자 화가 난 것 같다고 말하면서 당시 A씨가 B군을 의도적으로 접촉한 것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며 "A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으나 불기소 처분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행위는 인정되나, 고의로 B군의 신체를 만지거나 해당 행위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언행 역시도 부적절하다고 판단되지 않아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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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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