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보스톤마라톤 우승자 함기용, 숙환으로 별세
1950년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한 육상원로 함기용 대한육상연맹 고문이 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대한육상연맹은 10일 “대한민국 광복 이후 국가를 대표해 1950년 제54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2시간32분39초로 우승한 함 고문이 전날 밤 10시쯤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전했다. 함 고문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정상에 오른 서윤복 뒤를 이어 한국 마라톤을 빛낸 영웅이다.
함 고문은 1930년 11월14일 강원도 춘천시에서 5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46년 손기정 선생이 주도한 ‘마라톤 꿈나무 발굴단’에 16세 나이로 뽑힌 뒤 양정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마라톤 선수 훈련을 본격적으로 받았다. 그는 쉬는 날이면 서울 시내 전차를 따라 달렸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함 고문은 1950년 4월19일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송길윤, 최윤칠과 같이 출전했다. 함 고문이 1위, 송길윤이 2위, 최윤칠이 3위 등 1, 2, 3위를 모두 한국 선수들이 차지했다. 함 고문은 마라톤 본격 입문 4년 만에, 그것도 풀코스 네번째 완주로 세계를 제패해 주위를 놀래켰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외교관 몇백 명 보내는 것보다 훨씬 애국했다”는 말로 선수단을 격려했다. 생전에 함 고문은 “손기정 선생님은 광복 전, 서윤복 선배는 미군정 시절에 우승했다”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메이저대회 마라톤에서 우승한 건 내가 처음”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해 6월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바람에 우승 축하 행사는 열리지 못했다. 춘천시는 2004년 4월18일 함 고문이 참석한 가운데 뒤늦은 축하 행사를 개최했고 함 고문 이름을 딴 대회도 만들었다.
한국전쟁으로 정상적으로 훈련하지 못한 함 고문은 1952년 헬싱키올림픽 출전을 준비했지만 부상 탓에 대표 선발전에 나서지 못했고 사실상 곧바로 은퇴했다. 은행원, 공무원, 마라톤 실업팀 지도자 등으로 일한 함 고문은 1989년 대한육상연맹 전무이사, 이후 연맹 고문으로 등을 역임했다. 함 고문은 2019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개회식 최종 점화자 중 한 명으로 선정돼 성화를 밝히기도 했다.
빈소는 분당차병원 장례식장 3호실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7시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명자씨, 자녀 함종규·선애씨, 사위 반상헌씨, 며느리 최진희씨 등이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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