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주요 도시, 화웨이와 사업 중단…“러·중 관계 등 고려”

김윤지 2022. 11. 1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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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협업을 진행하던 독일의 한 항구 도시가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최근 독일 내 자국 기반시설과 산업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관련해 거센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SCMP는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화웨이는 중국 정부와의 연계 의혹을 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보안상의 이유로 화웨이가 독일 내 5G 주요 사업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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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스부르크 "정부 새 中전략 나올때까지 보류"
사실상 사업 진척 없단 의견도…보안 우려도
獨 내부에선 "中에 과도한 경제 의존 경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협업을 진행하던 독일의 한 항구 도시가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최근 독일 내 자국 기반시설과 산업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관련해 거센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화웨이 로고(사진=AFP)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독일 뒤스부르크시와 화웨이가 맺은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계약은 지난달 만료됐다. 러시아와 중국의 현재 관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해당 계약이 즉시 갱신되기 어렵다는 것이 뒤스부르크시의 입장이다.

뒤스부르크 시장실 대변인인 팔코 펄러스는 성명을 통해 “연방 정부의 새로운 중국 정책이 나올 때까지 화웨이와의 모든 협력은 현재 보류 중”이라면서 “새로운 중국 정책은 내년으로 예상되고, 중국 기업에 대한 더욱 엄격한 접근 방식이 권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방정부와 유럽연합(EU)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 등을 고려해 현재 화웨이와의 교류가 유지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 2018년 1월 뒤스부르크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뒤스부르크에 화웨이의 5세대(5G) 기술을 이용해 공공 행정, 항만 물류, 교육 및 교통 인프라 등을 현대화하는 등 향후 뒤스부르크를 서유럽의 대표적인 디지털 혁신 도시로 개발하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뒤스부르크는 인구 50만명의 뒤스부르크시는 라인 강과 루르 강의 합류점에 위치하는 항구도시로,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국제 화물 열차가 오가는 독일과 중국 경제 협력을 상징하는 주요 도시다. ‘위신어우’로 불리는 해당 국제 화물 열차는 중국 서부 대개발의 핵심 도시인 충칭에서 출발해 러시아, 벨라루스 등을 통과하며,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뒤스부르크를 찾아 이 열차의 도착을 지켜봤다. 하지만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독일은 러시아의 협력국인 벨라루스와 관련 사업을 모두 중단하면서 국제 화물 열차 사업 또한 위기에 처했다.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의 안토니아 흐마이디 분석가는 장기적으로 화웨이와의 파트너십이 재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화웨이는 미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데다 화웨이의 초기 약속이 실질적으로 이행되지 않는 등 뒤스부르크와 화웨이의 ‘스마트 시티’ 사업도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SCMP는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화웨이는 중국 정부와의 연계 의혹을 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보안상의 이유로 화웨이가 독일 내 5G 주요 사업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화웨이가 뒤스부르크시의 ‘스마트 시티’ 사업을 주도하면 중국 정부가 독일의 주요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최근 독일 내에서는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중국 국영 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의 독일 최대항인 함부르크 항만의 약 25% 지분 매입을 허용해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 9일 독일 정부는 자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엘모스를 중국 IT기업인 사이그룹의 스웨덴 자회사 실렉스가 인수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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