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띠꾼 이어 ‘소렌스탐 후배’ 그란트 경계령 ··· 올 세계랭킹 252계단 뛴 ‘유럽 신인왕’

오태식 2022. 11. 1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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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그란트. <사진 AP연합뉴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가장 톱10 횟수가 많은 선수는 세계랭킹 1위 아타야 티띠꾼(태국)이다. 25개 대회에서 15차례 10위 이내에 들었다. 그의 톱10 확률은 60%다. 그리고 올해의 선수와 평균타수 1위에 올라 있는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가 20개 대회에서 13차례 톱10을 기록해 65%의 확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해 가장 톱10 확률이 높은 선수는 티띠꾼도 리디아 고도 아니다. 신인랭킹 8위 린 그란트(23·스웨덴)가 6개 대회에서 4차례 10위 이내에 들면서 톱10 확률 67%로 확률로만은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이런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LPGA 신인이면서 왜 6개 대회 밖에 뛰지 않았을까?’ 그란트는 올해 시쳇말로 ‘두 탕’을 뛰고 있다. LPGA신인이면서 레이디스 유럽피언 투어(LET)에서도 신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LET에서 그란트의 활약은 작년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동시에 수상한 티띠꾼과 닮은꼴이다. 이미 신인왕은 확정했고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16개 대회에서 4회 우승을 했고 톱10 횟수도 8회에 이른다.

압도적인 장타자는 아니지만 드라이버샷 거리 20위권 장타 능력을 갖췄고 아이언샷과 퍼팅 그리고 멘탈까지 고루 갖춘 전천후 플레이어 스타일이다. 이래저래 티띠꾼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스웨덴의 대선배 안니카 소렌스탐과도 골프 스타일이 비슷하다.

국내 골프팬들에게는 남녀 혼성으로 열린 스칸디나비안 믹스트에서 여자 골퍼로는 처음으로 우승한 선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란트는 뼈대 있는 골퍼 가문의 후손이기도 하다. 할아버지 제임스 그란트는 스웨덴으로 이주한 스코틀랜드 프로 골퍼였고, 부친 존은 스웨덴 골프 투어에서 활동했다. 아마추어 랭킹 2위까지 올랐던 그란트는 지난해 8월 여자골퍼로는 늦은 나이인 22세에 비로소 프로에 데뷔했다.

비록 LPGA투어에서는 출전 횟수가 6회에 불과해 각종 통계에서 빠져 있지만 최근 3개 대회에서 연속 톱10 행진을 벌이며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 공동4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공동8위 그리고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도 단독3위의 성적을 냈다.

LPGA 라운드 당 버디수는 4.95개에 이른다. 전체 버디수 1위는 티띠꾼인데, 그의 라운드 당 버디수는 4.26개다. LET에서도 라운드 당 버디수 4.81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9개의 이글로 이글 수 부문에서도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8일(한국시간) 발표된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들 중 가장 순위가 많이 오른 선수가 바로 그란트다. ‘제주 2연승’의 주인공 이소미가 9계단을 뛴 48위에 올랐는데, 그란트는 12계단을 오른 25위에 랭크됐다. 올해 그란트의 가장 낮은 세계랭킹 순위는 3월 말 277위였다. 이후 꾸준히 순위 상승을 해 이번 주 25위까지 무려 252계단을 뛰어 올랐다.

2023년 그란트가 LET에 집중할 지 아니면 LPGA 투어에 전념할 지 아직 계획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여자골퍼들에게는 티띠꾼 못지 않은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게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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