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MBC 전용기 배제에 “언론 탄압…尹 소인배 같은 보복”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조승래 의원 등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순방 MBC 배제는 치졸하고 황당한 언론 탄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지난 순방에 민간인인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까지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았느냐”며 “그러면서 국민 알권리를 위해 동행하는 언론인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부디 이성을 되찾고 해외 순방 준비에 집중하시길 당부한다”며 “불필요한 논란은 신속히 결자해지 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필모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 여객기는 사적 공간이 아니라 대통령 활동 취재를 허용하는 공적 공간”이라며 “취재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에게만 있는 자유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지난 뉴욕 순방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막지 못하는 무능을 보여준 것도 부족해서 욕설 파문으로 나라 망신을 시킨 것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국익을 해치는 것은 언론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라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누가 누구에게 책임을 지우겠다는 것인가”라며 “언론이 대통령의 나팔수가 되기를 요구하는 것인가? MBC 전용기 탑승 불허는 언론 탄압이고, 언론 길들이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제 외교 무대에서 자신이 비속어를 내뱉어 평지풍파를 일으켰으면서도 반성은커녕 순방 전용기에 보도 언론사 탑승을 치졸하게 불허하는 뒤끝 작렬 소인배 같은 보복 행위까지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비판을 이어갔다. 같은당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감정에 치우친 것 같아서 씁쓸하다”며 “이렇게 또 ‘비행기 타지마. 너랑 안 놀아. 안 끼워 줘. 너한테 사탕 안 줘’라고 하는 것은 참 치기어리지 않나”고 비판했다.
그는 “(MBC의) 보도 행태가 상당히 아프고 또 기분 나쁠지는 몰라도 국민을 대신해서 취재하고 물어보고 또 공기로써, 사회 공기로써 이렇게 작동을 하고 있다”며 “온당치 않다. 방송사 앞에 여당 의원들이 찾아가서 피켓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는 것도 과연 그게 언론 자유에 부합되는 일이냐”고 지적했다.
또한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눈을 의심했다”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발상은 2022년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신동근 의원도 페이스북에 “참으로 치졸하다”며 “뉴욕 순방의 한복판에서 대통령이 비속어를 사용한 것이 문제이지, 그걸 보도한 언론이 문제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언론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고 민주주의의 시작”이라며 “언론 탄압한 정권이 성공한 역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누가 봐도 이번 대통령실의 조치는 MBC가 뉴욕 순방 시 대통령이 행한 비속어를 그대로 보도한 데 대한 치졸한 보복 행정이자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순방 때마다 발생하는 여러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언론탄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무엇이 그토록 불안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선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녕 이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품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현 정부의 현실 인식도 언론관도 참으로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XX’ 논란은 다른 누구도 아닌 대통령의 입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그것을 보도한 언론사의 잘못이 있다면, 가감 없이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는 언론 취재 내용에 대해 정권의 검열을 받으라는 것인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MBC는 지난 9월 22일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을 최초로 보도한 바 있다. MBC는 윤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 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떠날 때 주변 참모진에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넣어 보도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을 부정했으며 아울러 ‘바이든’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박성제 MBC 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해당 보도 경위 설명을 요구했으며 국민의힘도 MBC를 항의 방문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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