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발로 말한다”...스타 셰프 고든램지 요리 철학은 [인터뷰]
“15~20년 동안 韓 음식에 관심 가져와”
램지 “한국 진출 의미 커...이태원 위로”
영국 출신의 스타 셰프 고든램지(Gordon Ramsay)는 최근 서울 성수동에 선보인 ‘스트리트 피자’와 관련, 피자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소개했다. 화덕에서 구워 꺼낸 뒤 2~3분 이내에 먹어야 가장 맛있다는 게 램지의 정론이다.
고든램지코리아는 램지의 방한에 맞춰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고든램지 버거’ 매장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5년여 만에 다시 방한한 램지는 이날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 외식시장 진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램지는 “지난 2017년 한국에 와서 아주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서 느꼈던 에너지와 트렌디함을 다시금 느끼고 싶어 한국에 왔다”며 “어제부터 13시간 정도 매장에 있었는데 그 에너지가 좋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15~20년 동안 한국 음식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며 “런던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가 대단하다. 매주 금~토요일 저녁이면 유명 셰프들이 거리 곳곳에서 한국 음식을 즐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램지가 일본이나 중국 등 다른 아시아권 국가 대신 한국 진출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소비자들의 자체 수요가 많고, 이미 성공적인 브랜드가 다수 포진해있는 한국 시장에 임팩트를 선사한 뒤 다른 아시아 국가로도 차츰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그는 “서울의 외식시장은 경쟁적이기 때문에 특별한 번(빵)을 고집하고, 버터도 최고급을 쓰고 있다”며 “프리미엄 요리를 (한국에) 가져오면 다른 브랜드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여러 매체와 인터넷 등을 통해 괴팍하고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그도 음식 얘기를 할 때만큼은 환한 미소를 보였다.
20대에 요리를 시작해 한국 나이로 57세(만 56세)에 이르렀지만, 음식 이야기를 할 때마다 드러나는 웃음이 그의 여전한 열정을 짐작게 했다. 평소 오래 서 있는 걸 고려한 듯 편안한 운동화와 굵은 팔뚝은 그가 주방에서 보낸 세월의 산물인 듯했다.
그만큼 레스토랑 직원들의 책임감도 강조했다.
램지는 “한국 직원들이 굉장히 열정이 넘친다. 오늘 행사도 7시 30분에 시작이었는데 다들 새벽 5시부터 와서 준비하고 있었다”며 “이곳 매장에 있는 직원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영국에서 온 것도 아니지만 내 실력으로 요리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최근 선보인 스트리트 피자에 대해서는 “이태리 피자를 먹기 시작하면 첫 두 조각 정도를 굉장히 맛있게 먹는데 그다음엔 차갑게 식은 걸 먹어야 한다”며 “신선하고,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끊임없이 먹을 수 있는 매장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음식과 요리에 대해서만큼은 잔인하리만큼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램지의 친절함과 섬세함이 돋보였다. 주방 내에서 직원들과 한 명씩 사진을 찍는 등 소탈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램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렇게 특별한 식당을 여는 게 우리 팀에게도, 또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저께가 생일이었는데 한국에 오느라 비행기에서 생일을 보냈다”며 웃었다.
또 지난달 말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 “2주 전 벌어진 참사에 대해 팀원 모두를 대표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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